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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9도18695

피고인 책임 없는 불출석 상태서 진행된 1,2심은 "재심사유"

불출석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묻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궐석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한 다음 유죄 판결을 했다면 이는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8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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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2016년 4월 오후 10시께 경기도 수원의 한 호프집에서 가게 사장과 시비가 붙어 그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체포하려하자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얼굴을 때린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최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공시송달로 최씨에게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했다. 하지만 공시송달도 불능 상태가 되자 최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는 '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진 항소심 역시 공시송달로 최씨에게 소환장 등을 송달했지만 불능 상태에 빠지자, 형사소송법에 따라 최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형소법 제365조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여야 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용직 노동자였던 최씨는 주거지가 일정치 않아 자신이 기소된 사실조차 몰랐으며 뒤늦게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법원에 상고권회복청구를 했다. 법원은 "최씨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 상고를 하지 못했다"며 상고권회복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최씨는 상고했다.

 

대법원은 "소송촉진법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1,2심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1,2심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이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소송촉진법을 적용해 재판을 진행한 뒤 유죄 판결을 선고했고, 항소심도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항소 기각했다"며 "항소심 판결은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며 사건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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