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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9다279283

“미사용 연차휴가 쓰라” 회사 재촉에 휴가계획만 제출하고 출근해 일했다면

‘연차수당’ 지급해야

미사용 연차휴가를 쓰라는 회사의 재촉에 못이겨 휴가 계획서를 냈지만 실제로는 출근해 일했다면 연차휴가수당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무늬만 '연차휴가'였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가 B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2019다279283)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일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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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는 2016년 7월 A씨에게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 일수가 21일'이라고 알려주면서 휴가 사용시기를 정해 통보해 줄 것을 서면으로 촉구했다. 이에 A씨는 21일 중 11일에 대한 연차휴가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 A씨는 이후 이를 변경해 미사용 연차휴가 21일 중 대부분에 해당하는 20일에 대한 연차휴가 사용 계획서를 제출했고 B사는 이를 결재했다. 그런데 A씨는 제출한 변경 휴가계획일 중 4일간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었고, 실제로 이 기간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10일은 정상 출근해 근무했다.


무늬만 ‘연차휴가’

 사측 보상의무 면제 요건 충족했다고 못 봐


재판에서는 연차휴가일에 출근한 A씨에게 사측의 보상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근로기준법 제61조는 '회사가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한 경우 사용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날부터 1년의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사용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하여야 한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미사용 휴가에 대해 보상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B사는 A씨의 미사용 연차휴가 중 10일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연차사용촉진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나머지 지정된 날짜에 대해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A씨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이어 "A씨가 미사용 연차휴가 21일 중 10일의 사용시기를 정해 통보하지 않았음에도 회사가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휴가의 사용시기를 정해 A씨에게 서면으로 통보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A씨는 또 휴가계획일에 미국출장이 예정돼 있었는데, 실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고 나머지 날에도 출근해 근로를 제공했으며, 회사도 별다른 이의없이 노무제공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제출한 연차휴가사용계획서는 연차휴가수당의 지급을 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며 "B사는 A씨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B사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휴가사용 촉진을 했으므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된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