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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문 늑장 송달에 변호사들 ‘불만’

선고 후 결정문 정본 만드는 과정에 시간 많이 걸려

헌법소원 사건을 대리한 A변호사는 최근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 헌법재판소에서 결정 선고가 났지만 2주가 지나도록 결정문을 받아보지 못해 의뢰인에게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변호사는 "선고가 났는데, 결론만 알 수 있을 뿐 2주 넘게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며 "의뢰인 입장에서는 변호사가 일을 제대로 못해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변호사도 헌재 결정문이 너무 늦게 송달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B변호사는 "얼마전 대리했던 헌법소원 사건의 결정문을 선고일로부터 3주가량이 지나서야 받아볼 수 있었다"며 "헌재에 업무가 과중되어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민의 권리구체 즉면에서 관련 프로세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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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결정문이 사건당사자와 대리인인 변호사 등에게 송달되기까지 보통 2주 이상이 걸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은 당일 또는 길어야 사나흘이면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는데 헌재는 너무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사건 당사자·대리인에

송달까지 통상 2주 이상 소요

 

헌재는 통상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선고한다. 선고가 끝나면 당일 헌재 홈페이지에 모든 사건의 결과가 곧장 게시된다. 하지만 결정에 이르게 된 대략의 이유를 알 수 있는 결정요지는 전체가 아닌 일부 사건만 업로드된다. 나머지 사건은 선고일로부터 2주가량이 지난 뒤 결정문이 송달된 이후라야 결정 이유를 알 수 있으며, 헌재 홈페이지에서도 그즈음 결정문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선고 후 결정문 정본을 만드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고 후 결정 이유 부분을 일부 수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정문 정본 완성이 전자결재로 이뤄지다보니 한글프로그램으로 만든 원고를 전자결재 버전으로 변경해야 하는데다 변경 버전이 이전 한글 버전과 일치하는지 일일이 대조하고 확인해야 한다. 버전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정문 정본은 헌법재판관 9명의 결재가 모두 있어야 완성된다. 


결론만 알고 이유는 알 수 없어

의뢰인 설명도 못해

 

결정문 정본 완성을 위한 재판관들의 결재 과정이 모두 끝나면 비로소 송달이 이뤄지는데, 송달하는 데 3~4일이 추가로 더 소요돼 선고 후 2주가 지나서야 사건당사자 등이 결정문을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 제48조에 따르면 결정을 선고할 경우에는 재판장이 결정서 원본에 따라 주문을 읽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36조는 종국결정이 선고되면 서기는 지체 없이 결정서 정본을 작성해 당사자에게 송달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의 경우에는 선고 이전에 대법관 결재를 완료하기 때문에 전자소송이 도입된 민사사건의 경우 선고 즉시 당사자에게 판결문을 전자송달해 당사자는 당일 또는 이튿날이면 판결문을 받아보고 있다. 전자소송이 도입되지 않은 형사사건 판결문도 선고 즉시 송달이 이뤄지기 때문에 당사자나 변호인 등은 선고 후 3~4일 정도면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다.


국민권리 구제 측면에서

프로세스 대대적 개선 필요

 

법조계는 헌재도 결정문 사전 결재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선고를 한 달 미루더라도 최종 수정 사항이 포함돼 완성된 결정문으로 선고를 한다면 당사자들이 늦어도 3~4일 안에는 결정문을 받아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빨리 선고를 하는 것도 좋지만 결정문이 완성된 다음 선고를 하고 바로 송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법원의 경우 민사는 당일, 형사도 늦어도 사나흘이면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는데 헌재는 왜 이런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2주 후에 결정문을 받으라는게 말이 되느냐. 당사자들이 곧바로 헌재 결정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