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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소용돌이’ 속 조국 장관 35일 만에 낙마

尹 검찰총장 취임이후 정부·여당과 검찰의 대립각 날로 격화

[법무·검찰]

법무부와 검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해를 보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물론 후임인 윤석열 검찰총장도 잇따라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며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여당은 '돌이킬 수 없는 검찰개혁 완수'를 내세우며 검찰을 더욱 압박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부부가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낙마하는 사태를 겪은 정부와 여당은 인지부서 대폭 축소 등 검찰의 수사기능을 약화시키는 정책까지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골자로 하는 패스트 트랙안(신속처리대상안건)까지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서 검찰은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다. 검찰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며 존재 이유를 드러내고 있지만, 새 법무부장관이 취임하면 대규모 검찰 간부 인사를 통해 '윤석열호(號) 힘빼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시계는 제로(0)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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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돼 각종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어온 강골 특수통인 그가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터져나왔다. 각종 사회 부조리와 부패 척결에 앞장 설 적임자라는 평가도 많았지만, 전임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5기수나 후배라는 점에서 물갈이 후속 인사 폭이 커질 수 밖에 없어 검찰 조직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윤 총장의 선배나 동기인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찰 간부들이 대거 용퇴했고, 이어진 후속인사에서 사법연수원 27기 출신 검사장까지 배출되자 검사들의 전례 없는 대규모 줄사표가 이어졌다. 70명에 육박하는 검사들이 검찰을 떠났다. 특히 현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받거나 현 정부에서 홀대 받은 공안통 등이 소외되고 '윤석열 사단'이라고 불리우는 특수통들의 약진이 이어져 노골적인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현 정부 최대 현안은 ‘검찰개혁’

 검찰, 자체 개혁으로 맞불도

 

◇ 조국 법무부장관, 35일만에 낙마 = 문재인 대통령은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명했다. 조 전 수석이 청와대를 나온 지 14일 만에 법무부장관에 지명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 완성을 주문하며 밀어붙였고, 조 장관은 9월 9일 취임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사모펀드 투자 의혹은 물론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비위 의혹들이 잇따라 터져나왔고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계속되면서 청와대 등 정부·여당과 검찰의 대립각은 날로 격화됐다. 국민들도 광화문과 서초동 둘로 갈라져 한쪽에선 '조국 구속'을 외치고 한쪽에선 '윤석열 퇴진'을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조 장관은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제2기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출범하고 검찰개혁에 나섰지만 취임 35일 만인 지난 10월 14일 사퇴했다. 열흘 후인 같은 달 24일에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됐다. 조 장관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지난 5일 당대표를 지낸 추미애(61·1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새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고 검찰개혁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 검찰개혁안 봇물 = 검찰개혁이 현 정부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자체 개혁안도 봇물을 이뤘다. 조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 출신인 김남준(56·22기) 변호사를 위원장에 임명했다. 개혁위는 9월 30일 발족한 뒤 현재까지 '검찰의 정보수집 기능 폐지', '법무부 검찰국도 탈(脫)검찰화' 등 10개의 권고안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직접 윤 총장을 향해 검찰개혁 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검찰도 자체 개혁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대검찰청은 10월 1일 '특수부 축소'와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를 시작으로 같은 달 4일엔 '공개소환 전면 폐지', 7일에는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 10일에는 '직접수사 최소화 및 한정',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 16일에는 '인권보호 수사규칙 마련', '수사공보준칙 재정립', 24일에는 '비위검사 사표수리 제한', 29일에는 '변론권 강화 및 투명성 제고' 등 자체 개혁안 8개를 잇따라 발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령과 법무부령 등 행정입법을 통해 검찰 직제개편과 인권보호 수사 규칙, 새로운 검찰공보규정 등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직접수사를 줄이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광주지검, 대구지검을 제외한 지검의 특수부를 폐지하고 특수부의 명칭도 반부패수사부로 바꿨다. 46년 만에 특수부라는 명칭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성급한 개혁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기도 전에 추진된 검찰 인지부서 대폭 축소 방안은 검찰의 팔다리를 자르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았고, 오보를 낸 언론사의 검찰청 출입을 막는 한편 기자와 검사의 접촉을 금지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유재수 감찰무마·울산시장 ‘하명 수사의혹’ 수사는

‘정국 뇌관’

 

◇ 패스트트랙 통과 '초읽기' =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신설 관련 패스트 트랙안이 지난 3일 국회에 자동부의돼 본회의 통과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에 대한 준사법적통제의 요체인 검찰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 등을 부여하는 대변혁임에도 부작용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나 보완 없이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사법시스템은 한번 바꾸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데도, 정치권은 지난 4월 30일 패스트 트랙에 관련 법안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법안에 대한 보완 논의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국회는 현재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공직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주판알만 튕기며 수사권 조정 법안이나 공수처 신설 법안은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법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형사사법시스템 개혁이 흥정거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살아있는 권력' 수사 = 검찰개혁의 파고 속에서도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검찰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경찰에 내려보내 지방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을 지난 달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수사를 가속화했다. 또 서울동부지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장관 낙마 이후 다소 소강 상태를 보였던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여당과 검찰의 갈등은 두 사건 수사를 계기로 다시 첨예화하고 있다. 특히 수사결과가 내년 4월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검찰 수사는 향후 정국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대검 산하에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을 꾸려 당시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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