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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 재판부’ 완성… 재판관 5명이 진보성향 단체 출신

문형배·이미선, 청문회보고서 채택없이 헌법재판관 임명 기록

[헌법재판소]

창립 31주년을 맞은 헌법재판소는 올 한해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재판기관이라는 지위를 더욱 다졌다.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새로 합류하면서 '제6기 재판부'가 비로소 완성됐다. 이 재판관 임명에 따라 여성 재판관은 이 재판관을 비롯해 이선애·이은애 재판관 등 3명으로 늘어나 전체 재판관의 3분의 1을 점하게 됐다. 헌재는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는 등 여러 굵직한 결정을 통해 기본권 보호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수연 기자  s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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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4월 19일 문형배(맨 왼쪽), 이미선(맨 오른쪽) 헌법재판관이 취임하며 제6기 재판부를 완성했다.

 

◇ '6기 재판부' 완성 =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심판과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탄핵심판까지 아울렀던 5기 재판부의 서기석(66·사법연수원 11기), 조용호(64·10기) 헌법재판관이 4월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임으로 현직 판사 출신인 문형배(54·18기)·이미선(49·26기)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이 후보자의 '주식 논란' 등으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했지만 결국 무산되자 두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했다. 두 재판관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최초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으로 기록됐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두 재판관이 전임 재판관 퇴임 이튿날 곧바로 취임함에 따라 공백 없이 6기 재판부가 완성됐다. 특히 이 재판관 취임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여성재판관 3인' 시대가 열려 양성평등을 위한 진일보한 결정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순수 변호사 출신인 이석태(66·14기)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이 법관 출신 일색인데다, 재판관의 과반수 이상인 5명이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진보 성향 단체 출신들로 채워져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최고사법기관 구성의 다양성을 외쳐왔던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획일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형법상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66년 만에 범죄 굴레 벗어나

 

◇ 기본권 보장 폭넓게 = 헌재는 올해도 기본권 보장을 폭넓게 하며 의미 있는 결정을 여럿 내렸다. 4월에는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낙태시술을 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270조 1항 의사낙태죄에 대해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2017헌바127)을 내렸다. 헌법소원이 청구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시한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2012년 이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재가 7년 만에 판단을 바꾼 것으로, 이로써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처벌되어온 여성의 낙태는 66년 만에 범죄의 굴레를 벗게 됐다. 헌재는 낙태를 처벌하는 것 자체가 위헌은 아니라면서도 최소한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전(결정가능기간)까지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 우선한다면서 개선 입법을 주문해 향후 국회 개정 논의도 주목된다. 헌재는 또 형사사건 수임 과정에 있는 변호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교통권도 헌법상 기본권으로 적극 보장돼야 한다는 첫 결정도 내놨다. 이 결정은 변호인의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교통권은 물론 체포된 피의자 등이 변호인을 선임하는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의 접견교통권을 두텁게 보장해 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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