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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8도7682

‘상품권깡’, 대부업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벌금원심 파기

이른바 '상품권깡'은 대부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품권깡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휴대폰 결제방식 등으로 상품권을 우선 결제시킨 후 현금을 주고 상품권을 할인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대법원은 이 같은 수법이 정보통신망법에는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 및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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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5년 인터넷 사이트에 '소액대출 및 소액결제 현금화' 광고글을 게시했다. 이를 본 사람들(의뢰인)은 휴대전화 결제 등으로 상품권을 소액 결제하고 상품권 고유 번호를 A씨에게 알려줬다. A씨는 이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전달하는 상품권깡 수법을 활용해 총 5000여회에 걸쳐 2억9500여만원을 대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대부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해당 영업소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통신과금서비스이용자로 하여금 통신과금 서비스에 의하여 재화 등을 구매, 이용하도록 한 후 이를 할인하여 매입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검찰은 A씨가 이 법을 위반, 미등록 대부업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재판에서는 상품권깡 수법이 대부업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상품권 할인 매입하면서 금전거래

 대부의 요소 갖췄다고 볼 수 없어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를 인정했으나 형을 줄여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은 "A씨는 의뢰인들에게 휴대전화 결제를 통해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한 후 그 결제대금 중 일부만 의뢰인들에게 송금하고, 의뢰인들은 휴대전화 요금 결제일에 결제금액 전액을 지불했다"며 "결국 의뢰인들은 A씨로부터 선이자가 공제된 금원을 차용하고, 약 1~2개월 후 원금 전액을 변제했다"면서 상품권깡이 대부업법이 규정한 금전의 대부행위에 해당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대부업법이 정한 '금전의 대부'는 거래 수단이나 방법 여하를 불문하고, 적어도 기간을 두고 장래에 일정한 액수의 금전을 돌려받을 것을 전제로 금전을 교부함으로써 신용을 제공하는 행위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과금서비스’ 이용자로부터 할인 매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해당

 

이어 "A씨가 의뢰인들로부터 상품권을 할인 매입하면서 그 대금으로 금전을 교부한 것은 '대부'의 개념요소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대부업법의 규율대상이 되는 '금전의 대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와 의뢰인들 간의 관계는 A씨가 상품권 고유번호를 넘겨받고 상품권 할인 매입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모두 종료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전 교부 이후 A씨는 의뢰인들에 대해 대금반환채권 등을 비롯한 어떠한 권리도 취득하지 않고, 의뢰인들 역시 A씨에 대해 아무런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A씨가 의뢰인들에게 상품권 대금으로 금전을 교부하면서 나중에 그 권면금액 등에 상응하는 금액을 금전으로 돌려받기로 정했다거나 상품권을 교부된 금전의 담보로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A씨가 상품권 대금을 돌려받을 것을 전제로 의뢰인들에게 금전을 교부함으로써 의뢰인들에게 신용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앞서 1,2심은 "A씨는 통신과금서비스 이용자(휴대폰 소액결제 이용자)들로 하여금 재화 등을 구매하도록 한 후, 이를 할인하여 매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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