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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헌법재판소 2017헌마1209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2항 등 위헌확인

전기통신역무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가입자에게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서 등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부정가입방지시스템 등을 이용하여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2014. 10. 15. 법률 제12761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의4 제2항, 제3항 및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2015. 4. 14. 대통령령 제26191호로 개정된 것) 제37조의6 제1항, 제2항 제1호, 제3항, 제4항(이를 전부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익명으로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하여 자신들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통신하고자 하는 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심판대상조항이 이동통신서비스 가입 시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타인 또는 허무인의 이름을 사용한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범행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개인정보를 도용하여 타인의 명의로 가입한 다음 휴대전화 소액결제나 서비스요금을 그 명의인에게 전가하는 등 명의도용범죄의 피해를 막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를 위하여 본인확인절차를 거치게 한 것은 적합한 수단이다.

가입자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해야 하지만 특히 뒷자리 중 성별을 지칭하는 숫자 외의 6자리는 일회적인 확인 후 폐기되므로 주민등록번호가 이동통신사에 보관되어 계속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가입자는 대면(오프라인)가입 대신 온라인 가입절차에서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하는 방법을 택하여 주민등록번호의 직접 제공을 피할 수도 있다.

또한 가입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유출피해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정보처리자에게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그 준수 여부를 행정청이 점검하는 등 적절한 통제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61조, 제26조 제4항, 제28조, 정보통신망법 제28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6항).

심판대상조항에 의해서는 아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단계에서의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이므로,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가 누구인지 식별가능해진다고 하여도 곧바로 그가 누구와 언제, 얼마동안 통화하였는지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가입자가 개개의 통신내용과 이용 상황에 기한 처벌을 두려워하여 이동통신서비스 이용 여부 자체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할 정도라고 할 수 없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의 자유가 제한되는 불이익과 비교했을 때, 명의도용피해를 막고, 차명휴대전화의 생성을 억제하여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범행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잠재적 범죄 피해 방지 및 통신망 질서 유지라는 더욱 중대한 공익의 달성효과가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의 반대의견 요지]

익명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자들이 언제나 범죄의 목적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익명통신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것이므로, 익명휴대전화를 금지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입법목적이 될 수 없다.

명의도용피해는 후불제 계약에서만 발생하는 것이므로, 선불제 이용자에 대하여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명의도용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또한 범죄는 여러 가지 동기에 의하여 다양한 행위태양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익명휴대전화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범죄까지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가입자는 이용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개인정보만을 제공하면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의 원칙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외에는 모든 국민이 신분증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개인정보에는 가장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통신의 자유에는 실명으로 통신할 것인지 아니면 익명으로 통신할 것인지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된다. 전기통신설비를 갖춘 전기통신사업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전기통신의 특성상 본인 확인을 거친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통신이용 후 통신에 관한 각종 정보를 연결하게 된다. 개별 이용자가 이동통신의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신에 관한 정보를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통신정보 축적 및 이용자 식별의 가능성은 스스로 이동통신의 이용을 제한하는 위축효과를 발생시키기에 충분하다. 익명통신은 이용자가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소수의 수단들 중 하나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심판대상조항은 익명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으므로, 익명통신의 자유에 대한 제한 역시 매우 중대하다.

후불제 계약에서 발생하는 명의도용피해는 신분증을 이용하지 않는 본인 확인이나 자신의 명의로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체결되는 것을 사전에 제한하는 서비스로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등은 다양한 사전적·사후적 수단을 두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대체수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추적이 가능한 통신을 이용할 것을 강제함으로써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와 같이 취급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이 명의도용피해와 범죄 예방에 기여하는 정도는 익명통신을 범죄에 악용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이유로 대다수의 무고한 국민들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익명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