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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9도3215

개인정보 접근권한 있다고 ‘개인정보처리자’ 아냐

대법원, 무죄원심 확정

개인정보 파일에 접근할 권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개인정보 보호법이 규정한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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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작가 A씨는 2017년 2월 과거 경품에 당첨된 B씨가 프로그램 게시판과 국민신문고 등에 지속적으로 A씨에 대한 항의글을 게시하자 이를 중단하는 요청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하고 방송사 DB에 있던 B씨의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파악해 자신의 변호사에게 교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B씨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다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항의 글 올린

청취자의 개인정보 확인


재판에서는 A씨가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는 B씨가 동의한 목적 범위를 넘어 그의 정보를 수집했다"며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라디오 작가가 청취자의 전화번호를 방송사 운영팀에 알려주면, 운영팀이 청취자로부터 개인정보의 이용 등에 관한 동의를 받아 주소 및 인적사항 등을 제공받고, 개인정보를 상품배송 대행업체에 전달해 선물을 발송하는 시스템"이라며 "A씨가 당시 개인정보 집합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운용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처리자의 개념에 비춰보면 A씨가 다른 사람이 운용하는 개인정보파일에 접근할 권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개인정보 보호법이 정한 행위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 신분임이 증명되지 않는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방송작가, 중단요청 서신

 시스템 운용 증거 없어

 

이번 사건은 검찰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상고심에서 다퉈 무죄로 최종 결론 났지만, 개인정보 파일에 접근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해당 정보를 무단 사용한 경우 모두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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