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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상대 진정·청원 급증… 사법불신 ‘심각’

지난해 4606건 역대 최고… 올 상반기만 2000건 넘어

최근 재판 당사자들이 판결에 승복하지 못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법관을 상대로 한 진정과 청원 건수가 지난해 4600여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이미 2000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이후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법원행정처(처장 조재연 대법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행정처에 접수된 법관 상대 진정·청원 건수는 208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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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상대 진정·청원 건수는 양승태 코트 시절인 2014년 1920건에서 2015년 1776건, 2016년 1476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가 본격화된 2017년 3644건으로 2배 이상 급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606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판결 등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판결 불만”, 2016년 82%서

2018년 92.3%로 증가


법원행정처는 법관 상대 진정·청원을 '재판결과'와 '재판진행', '기타'로 분류하고 있다. 2014년 법관 상대 진정·청원 가운데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은 1241건으로 64.6%에 머물렀다. 재판진행에 대한 불만은 169건으로 8.8%, 기타 26.6%(510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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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판결과에 대한 불만 관련 진정·청원 비율이 89.8%(1595건)로 급증했지만, 2016년 82%(1211건)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7년 84.5%(3081건)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무려 92.3%(4253건)까지 치솟았다. 법관 상대 진정·청원 대부분이 재판결과와 관련된 불만인 셈이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653건으로 79.5%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권 ‘내로남불’식 행태도

사법부 불신조장에 한몫

 

이 같은 통계는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한규(49·사법연수원 36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재판에 대한 사법불신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이후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곧 사법부의 위기"라며 "김명수 코트가 국민들의 시각을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로 삼고, 대책 마련을 강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불신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야 법조계

“상황 심각하게 인식

 대책마련 강구해야”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부가 잘한 것은 국민들에 쉽게 잊혀지지만, 한번 쌓인 불신은 회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사법부가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민들이 재판진행이 아닌 결과를 불신한다는 것은 사법부 존재에 대한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번 잃은 신뢰를 돌이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사법부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특히 말로만 사법 신뢰를 강조해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다른 변호사는 "반복적으로 진정을 내는 악성 민원인도 있겠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이후 각계각층에서 이미 확정된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까지 재심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전반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여기에 사법부에 대한 지나친 코드 인사와 자신들의 입맛에 맞으면 '정의로운 판결'이라고 칭송했다가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난하는 정치권의 '내로남불'식 행태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고조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는 만큼 행정부와 입법부의 자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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