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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9다205947

‘운송물 인도’는 ‘수하인에 인도·점유 상태’ 의미

대법원, 화물운송위탁업체 패소 원심 파기

화물이 최종 목적지에 입항한 것만으로는 '운송물의 인도'가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운송물의 인도'는 화물이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돼 점유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또 운송물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운송물이 정상적으로 인도됐을 날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해양화물운송업체인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운송대금소송(2019다20594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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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는 2013년 A사에 중고자동차 274대를 터키로 운송할 것을 위탁하고, 30만달러의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당초 이 화물은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까지 운송될 예정이었는데, 터키 당국이 시리아의 정국 불안정을 이유로 시리아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화물의 환승을 위한 터키 내 입항을 불허했다. 결국 터키로 떠난 선박 2대는 그리스와 몰타에 각각 대기했고, 4개월 뒤에야 터키로 입항했다. 

 

이에 A사는 "정치적 상황으로 불가항력의 사유가 발생했고, 상황이 호전된 후 재운송을 수행하며 이 같은 상황과 정보를 B사에 미리 충분히 제공했다"며 "약정한 30만달러와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운임 및 보관료 등 총 2억50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B사는 "상법 제814조 1항에 따라 제척기간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았으므로 소송은 제척기간 도과로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화물이 최종 목적지에 입항한 것만으로는

운송물 인도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상법 제814조 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상법이 정한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이라며, "운송물의 인도는 운송물에 대한 점유 즉, 사실상의 지배·관리가 정당한 수하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운송인이 운송계약상 정해진 양륙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을 선창에서 인도 장소까지 반출해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그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관 도과를 판단해야 하고, 이는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되었으면 인도가 행해져야 했던 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물의 목적지는 터키 내 항구이고, A사의 인도의무는 운송계약에 정한 항구에 입항한 시점이 아니라 정당한 수하인에 인도해야 완료되는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불가능할 경우

정상적으로 인도됐을 날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은 운송물이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날 또는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시점에 A사의 운송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다음 그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계산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B사는 A사에 2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2014년 5월경 자동차가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해 A사의 운송이 종료됐고, 소송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7년 9월 제기됐다"면서 "A사가 낸 소송은 제척기간을 도과해 제기된 소송으로 부적법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