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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77234

‘유죄 판결 확정’ 사실 숨겼다면 징계시효 기산점은

회사가 판결확정 사실 안 날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 기산점은 회사가 징계사유가 된 근로자의 형사 유죄 확정 판결 사실을 안 날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근로자가 이 같은 판결 확정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고 회사가 이를 알기 어려웠다면 그 기간은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A보험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8구합7723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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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과장인 B씨는 2014년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A사는 1심 판결이 선고된 후 B씨에게 판결문 제출을 요구했다. B씨는 "상급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것이고 상급심 판결이 확정되면 제출하겠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B씨는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지만 그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고 판결문 역시 제출하지 않았다. A사 인사팀은 석달여가 지난 그해 6월에야 소문을 통해 B씨가 벌금형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사 감사실은 특별감사 끝에 2017년 7월 B씨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고, A사 인사위원회는 해임을 의결했다.

 

“회사가 알 수 없었던 기간은

시효진행 안 돼”


그런데 인사규정이 문제가 됐다. A사의 인사규정은 '징계의결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의 수사·조사로 인하거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결정 또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개월 이내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B씨는 이를 근거로 "해임 처분이 확정 판결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후 이뤄졌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중노위가 이를 받아들이자,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징계위원회 개최시한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기간이 기산된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회사 승소 판결

 

이어 "A사는 사건 피해자가 아니므로 자체적인 조사권한이 없고, 재판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 소문에 의존해서만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형사판결 내용은 B씨의 사생활정보여서 적극적으로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A사로서는 B씨에 대한 형사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A사가 판결 확정 사실을 바로 알지 못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징계권을 게을리 행사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B씨는 회사 측에 무죄를 확신하며 향후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문을 제출하겠다 했고, 2016년 10월부터는 육아휴직 중이어서 사측이 재판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사는 2017년 6월 말경에야 형사판결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됐으므로 징계시효 3개월 내인 그해 7월 B씨에 대해 징계요구를 했기 때문에 징계시효를 준수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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