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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6다223265

간암환자에 뇌종양 추가검사 여부 설명 안했어도…

의사, 설명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어

의사가 간암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뇌 전이(轉移) 추가검사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도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의사의 설명의무는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결과발생이 예측돼 환자의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만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신모씨가 모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A학원과 이 병원 소속 의사 배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23265)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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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의사에게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위자료 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수술 등을 시행해 환자에게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의사가 그 행위에 앞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과 그로 인해 예상되는 위험 등을 설명했더라면 환자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해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의사가 설명의무를 다 하지 않아 그 기회를 잃게 된 경우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의미에서 의사의 설명은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진단된 악성림프종이 뇌로 전이돼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확률은 대략 10% 이하이고, 치료도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를 보일 뿐, 뇌로 전이되었다고 진단되면 평균 생존기간이 9~14주 정도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두통 등 증상이 악성림프종의 뇌 전이나 뇌종양 발병에 따른 것일 가능성과 이를 확인할 추가검사를 받을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한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유족 일부승소 원심파기

 

신씨의 남편은 2011년 1월 배씨가 일하는 대학병원에서 간과 비장 등에 악성림프종 4기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계속했으나 증세가 악화되자 신씨의 남편은 그해 8월 다시 입원해 MRI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뇌종양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이후 뇌에 항암제를 투입하는 수술을 받고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으나 결국 그해 11월 사망했다. 유족들은 "환자가 계속 두통을 호소했는데도 병원이 간과해 적절한 시기에 뇌종양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2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치료과정에서 뇌종양을 발견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할 수 없고, 악성림프종이 중추신경계를 침범했다는 것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의료진이 망인에게 나타난 두통 등의 증상이 악성림프종의 뇌 전이나 뇌종양 발병에 따른 증상일 수 있다는 설명과 그에 대비한 추가검사를 받을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하거나 망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며 "3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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