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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5다240829

"언론사, 수사사건 혐의사실 보도에 주의 필요"

경찰 자료 확인도 않고 보도… 명예훼손 책임 못 면해
추가 취재 통해 진실여부 확인 등 주의의무 다해야
대법원, 10개 언론사에 각각 150만원 배상책임 확정

언론사가 추가취재 없이 경찰이 제공한 자료만 믿고 허위사실을 보도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배상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특히 수사중인 사건에 대한 혐의사실과 관련된 보도에는 언론사가 추가 사실 확인 등 보다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모씨가 10개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다240829)에서 "언론사들은 이씨에게 각 15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언론매체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 불법행위가 되는지는 기사의 전체적 취지와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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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보도 내용이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진행중인 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혐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언론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주변인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게되는 점을 고려할 때 언론사는 보도에 앞서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충분한 취재를 해야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할 때도 내용이나 표현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사가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설령 보도 목적이 타인의 피의사실 보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보도 내용 중에 타인의 피의사실이 명백하게 적시되어 있고 그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이상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12년 1월 구속된 아버지의 공탁금 마련을 위해 아버지가 운영했던 병원에서 의료장비를 가져갔다가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 당해 부산 사하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부산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은 조사가 진행중이던 2012년 7월 출입기자들에게 '절도 피의자를 검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언론사들은 이를 기반으로 이씨의 피의사실이 담긴 기사를 게재했다. 

 

그런데 이씨는 이후 검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이씨는 "언론사가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내 명예가 훼손됐다"며 10개 언론사를 상대로 각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당시 부산지방경찰청이 배포한) 해당 보도자료는 경찰이 소정의 절차에 의해 작성·배포한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기사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보도자료는 공식 보도자료가 아니라 언론사의 추가취재를 전제로 배포된 것인데 언론사들이 추가적인 취재를 하지 않았다"며 "해당 기사로 인해 이씨가 입는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피의사실을 급박하게 보도해야 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사들에 각 150만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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