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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부산고등법원 2003나13743

법원의 당사자 진술금지 명령 '재판받을 권리' 침해 않는 범위서

부산고법, "소 취하 간주 때까지 유지는 소송지휘권 일탈"

민사재판을 신속·원활하게 진행할 목적으로 당사자의 진술을 금지할 경우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민사3부(재판장 朴炳大 부장판사)는 최근 조모씨(40)가 “공사기한이 지체돼 7천6백여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건축업자 홍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3나13743)에서 소송종료를 선언한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44조1항에 의해 소송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필요한 진술을 할 수 없는 당사자의 진술을 금지할 수 있으나, 이는 소송절차의 원활·신속한 진행과 사법제도의 능률적인 운용을 기하려는데 본뜻이 있으므로 소송관계의 규명을 위해 필요한 한도에 그쳐야 하고, 헌법상 보장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당사자가 변론기일 진행 중 일시적으로 흥분해 소송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는 사유로 진술을 금지한 경우 새로운 기일에 당사자가 진정됐다면 종전의 진술금지명령을 취소해야 한다”며 “따라서 1심 법원이 원고가 변론기일에 피고측 증인에 대한 신문이 소송지연을 위한 것이라고 항의해 진술금지명령을 내렸다면 이후 변론기일에서는 직권으로 취소하는 등의 조취를 취해 심리를 종결하거나, 소송구조결정을 통해 변론을 진행시키는 것이 적합하므로 진술금지명령을 소 취하 간주 때까지 유지한 것은 소송지휘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2001년3월 홍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소장과 준비서면 작성 및 증인신문 등을 해오다 2002년 열린 11차 변론기일 때 “피고측이 소송을 지연할 목적으로 증인을 신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뒤 재판부로부터 진술금지명령을 받고 변론을 하지 못하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이 피고 소송대리인의 신청에 따라 소송종료 선언을 하자 불복해 항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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