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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광주지방법원 2017카합50236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결정

광주지방법원 제21민사부 결정

 

사건2017카합50236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채권자1. 재단법인 5·18기념재단(대표자 이사 차■■), 2. 사단법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대표자 이사 정■■), 3.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대표자 이사 양■■), 4. 사단법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대표자 이사 김■■, 5. ○○, 채권자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우스(담당변호사 김정호), 채권자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음(담당변호사 홍지은), 채권자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태호, 정인기

채무자1. AA, 2. BB(채무자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주문

1. 채무자들은 별지1 ‘도서목록기재 도서 중 별지2 ‘신청목록부분을 삭제하지 아니하고서는 위 도서를 출판, 발행, 인쇄, 복제, 판매, 배포 및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들은 위 제1항 기재 명령을 위반할 경우 채권자들에게 위반행위 1회당 각 5,000,000원씩을 지급하라.

3. 신청비용은 채무자들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 채권자 재단법인 5·18기념재단, 사단법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사단법인 5·18구속부상자회, 사단법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들(이하 채권자 5·18단체들이라 한다)이고, 채권자 조○○는 신청 외 망 조■■(세례명 ◆◆’, 이하 ◆◆신부라고 한다)의 조카이다.

 . 채무자 전AA은 별지1 도서목록 기재 도서(이하 이 사건 서적이라 한다)의 저자이고, 채무자 전BB은 이 사건 서적의 출판자이다.

 . 채무자들은 제406-2017-000008호로 이 사건 서적에 관한 출판등록을 마치고, 2017. 3. 27. 이 사건 서적을 인쇄하여 2017. 4. 3. 발행함으로써 현재 이 사건 서적의 출판 및 판매를 하고 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 채권자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서적 중 별지2 ‘신청목록부분(이하 이 사건 쟁점부분이라 한다)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특수군이 주도적으로 개입하였고,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어떠한 관여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헬기에 의한 사격이나 군인들을 통한 폭력적인 시위진압행위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등의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의 사실 혹은 허위의 사실에 기반을 둔 채무자 전AA의 의견표현으로서 채무자들은 이 사건 쟁점부분이 기재된 이 사건 서적을 출판함으로써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채권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결정을 구한다.

 . 채무자들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신청은 관할을 위반하였고, 광주지역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역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므로 지역적 연고가 적은 법원에서 관할하는 것이 정당하다.

 2) 채권자 5·18단체들이 이 사건 서적으로 인하여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표현행위는 모두 채권자 5·18단체들과 개별적 연관을 가지고 있지 않아 채권자 5·18단체들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채권자 5·18단체들에게는 청구인 적격이 없고, 사자의 인격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사자의 직계존비속, 배우자 및 형제자매로 한정되므로 채권자 조○○는 조◆◆ 신부의 인격권을 행사할 수 없어 청구인 적격이 없다.

 3) 공적 인물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평가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참여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국가가 강제력을 통하여 이를 금지시키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4) 의견표현 속에 상대방의 감정을 해치는 비판이나 경멸적 평가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표현행위가 당해 사안에 관한 토론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쟁점부분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관계에 대해 채무자가 이를 회고하거나 견해를 표명하고 문제를 제기한 것에 불과한 이상 명예훼손이라 볼 수 없다.

 5) 이 사건 쟁점부분이 의견표명이 아닌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더라도 이는 모두 공적 기록에 바탕을 둔 진실한 사실이고, 채권자들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지 않는 이상 채권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

 6) 이 사건 쟁점부분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 표현행위가 이루어진 문맥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저자의 관점을 참작하여야 하는바 채권자들은 이 사건 서적 중 특정 표현만을 자의적으로 분리하고 채무자 전AA의 의도를 왜곡하여 명예훼손을 주장하고 있다.

 

3. 판단

 . 이송신청에 관한 판단

 민사집행법 제303조는 가처분의 재판은 본안의 관할법원 또는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관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채권자들은 2017. 6. 28. 채무자들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2017가합 55560호로 본안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소명되고, 위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가처분의 본안소송이 이 법원에 제기된 이상 이 법원은 이 사건 신청에 대한 관할권이 있다. 또한 광주지역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역적 정서가 강해 이 사건 신청에 대한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채무자들의 주장은 이 사건 신청을 이송할 사유로 볼 수 없고, 이를 소명할 증거도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 당사자 적격 주장에 관한 판단

 1) 우선 채권자 5·18단체들의 당사자 적격 유무에 관하여 보건대, 법인의 경우 명예라 함은 그 사회적 명예, 신용을 가리키고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며, 법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 그 법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178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채권자 5·18단체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비록 이 사건 서적에서 채권자 5·18단체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 쟁점부분은 모두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이나 그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채권자 5·18단체들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는 채권자 5·18단체들은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다음으로 채권자 조○○의 당사자 적격 유무에 관하여 보건대, 채무자들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중재법이라 한다) 5조의2 3항을 근거로 조◆◆ 신부의 배우자, 직계비속, 형제자매가 아닌 채권자 조○○에게 이 사건 신청에 관한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언론중재법은 언론사 등의 언론보도 또는 그 매개로 인하여 침해되는 명예 또는 권리나 그 밖의 법익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구제제도를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서(언론중재법 제1조 참조), 위 법은 사망한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 구제절차를 유족이 수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5조의2 2), ‘유족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으로 한정하되, 배우자와 직계비속이 모두 없는 경우에는 직계존속이, 직계존속도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가 그 유족이 되며, 같은 순위의 유족이 2명 이상 있는 경우에는 각자가 단독으로 청구권을 행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5조의2 3), 이는 사망한 자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언론중재법에 따른 구제절차를 수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청구권자의 범위와 순위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신청이 언론중재법에 따른 구제절차가 아닌 이상 조◆◆ 신부의 인격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중지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의 청구인 이 언론중재법에 따라 조◆◆ 신부의 배우자, 직계비속, 형제자매 등으로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1) 법리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를 위법 하게 침해당하는 경우에는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다. 다만 언론·출판 등의 표현행위에 의하여 명예의 침해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보호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고 그 조정이 필요하므로 어떠한 경우에 인격권의 침해행위로서 이를 규제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는 헌법상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할 것인바, 출판물에 대한 발행·판매 등의 금지는 위와 같은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에 해당하므로 그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그와 같은 경우에도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와 같이 그와 같은 표현행위의 가치가 피해자의 명예에 우월하지 아니하는 것이 명백하고, 또 그에 대한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으로서 금지의 필요성도 인정되는 실체적인 요건을 갖춘 때에는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17.20031477 결정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과 이 사건 쟁점부분의 형식, 내용, 어조, 그 내용의 근거와 공익성의 유무 및 정도, 이 사건 서적에서 이 사건 쟁점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이 사건 쟁점부분으로 인한 채권자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침해 정도, 채무자 전AA의 지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쟁점부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목적에서 벗어나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초과하여 5·18민주화운동의 성격을 왜곡하고, 채권자들을 포함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집단이나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들 전체를 비하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함으로써 채권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채권자들은 채무자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침해행위의 중지나 예방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또한 인격권의 특성상 일단 한번 침해가 되고 나면 사후적인 금전배상 등으로는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곤란한 점, 이 사건 서적의 전파성 및 채무자들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채무자 전AA 등이 ‘12. 12. 사태를 통하여 군의 지휘권과 국가의 정보기관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후 정권을 확보하기 위해 1980. 5. 초순경부터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 비상대책기구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시국수습방안등을 마련하는 한편, 1980. 5. 17. 24:00를 기하여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헌법기관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에 대한 강압을 가하자 광주에서는 이에 항의하기 위한 시민들의 일련의 시위가 발생하였고, 채무자 전AA 등을 위시한 군부세력은 1980. 5. 18.부터 1980. 5. 27.까지 공수부대를 비롯한 군부대를 광주에 투입함으로써 위 시위들을 난폭 하게 진압하였다. 그 후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시위진압 등과 관련 하여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337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국방부는 2013. 5. 30.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음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고, ** 전 국무총리 역시 2013. 6. 10.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하였다. 또한 미국 중앙정보국이 2017. 1.경 비밀해제문서로 공개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 1980. 5. 9.자 비밀문건에는 현재 북한은 한국의 정치 불안 상황을 빌미로 어떤 군사행동도 취할 기미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1980. 6. 6.자 문건에는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어떤 행동도 현재의 남한 상황에서 전AA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의 입장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군의 눈에 띄는 어떤 행동도 전AA으로 하여금 북한의 도발 위협을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이는 결국 전AA을 돕는 행위라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더욱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 지휘권과 국가정보기관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던 채무자 전AA 자신이 2016. 6.경 진행된 월간 ***와의 인터뷰에서 ‘5·18 당시 보안사령관으로서 북한군 침투와 관련된 정보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혀(없다)”고 대답하였고, 이어서 북한특수군 600명이 광주현장에 존재하였다는 신청 외 지**의 주장에 대한 채무자 전AA의 태도를 확인하는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어디로 왔는데?”라고 반문하면서 난 오늘 처음 듣는데라고 말하여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침투설을 자신은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물론 그 이후부터 위 인터뷰 당시까지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을 하였으며, 그 인터뷰 당시 동석하였던 채무자 전AA의 배우자인 이**광주사태 때 북한군이 침투했다는 주장은 지**이 한 것인데,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그 주장을 우리와 연결시키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였는데(*** 2016. 6.85), 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 지휘권과 국가정보기관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던 채무자 전AA 자신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따라서 위 인터뷰 당시 스스로 북한군의 5·18민주화운동 개입설을 강력하게 그리고 전적으로 부인하였던 채무자 전AA이 위 인터뷰시점으로부터 1년이 채 경과하기도 전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특수군의 개입이 있었다는 지**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는 이 사건 서적의 출판을 통하여 5·18민주화운동을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하여 재편집한 부분은 일구이언의 자기 모순적 주장으로서 신빙성이 전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전일빌딩 총탄흔적에 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감정서에는 전일빌딩 건물 외벽에서 구경 5.56mm 또는 0.3인치 탄환에 의한 탄흔으로 유력한 흔적 35개를 확인함., 전일빌딩 10층에 위치한 전일방송 내부의 기둥, 천정 텍스, 바닥 등지에서 최소 150개의 탄흔을 식별하며, 발사 위치는 호버링 상태(hovering, 헬리콥터가 공중에 정지해 있는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추정됨이라는 감정결과가 기재되어 있고, 여기에 더하여 전일빌딩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과 국군의 주요거점 중의 하나였고, 전일빌딩이 최초 신축된 1965년 이래 5·18민주화운동 당시를 제외하면 위 건물에 위와 같이 다수의 탄흔이 발견될 만한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 점, 전일빌딩 외벽과 10층 내부에 남아 있는 탄흔들은 호버링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면 그 발생 원인을 달리 설명할 과학적 방법이 없어 보이는 점, 1980. 5. 18.부터 같은 해 5. 27.까지 사이에 무장헬기가 광주지역 인근에 존재하였고, 위 기간 동안 군 지휘관들 중 일부가 헬기를 이용한 사격을 지시한 적이 있었다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인들의 진술 및 헬기사격을 실제 목격하였다는 조◆◆ 신부를 비롯한 목격자들의 진술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이 발생한 직접적인 계기 및 경위, 헬기사격을 명령한 지휘관들과 그 명령의 내용, 헬기사격 당시 사용된 총기의 상세한 종류와 사격방법 및 그 피해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확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5·18민주화운 동 기간 그 현장에서 헬기를 통한 공중사격이 있었다는 사정만금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헬기를 통한 상공에서의 사격은 헬기를 이용한 공격의 범위와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및 대항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지상에서만 수행되는 작전과 그 성격을 달리하므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군인들은 자위권발동의 측면에서 최소한의 대응만 전개하였다는 채무자 전AA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여기에 더하여 채무자 전AA은 당시 군인에 의한 헬기사격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는 조◆◆ 신부에 대해 그는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라든지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라는 서술을 하였는데, 아무리 공적인 존재의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문제의 제기가 널리 허용되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도 없이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은 물론 설령 구체적 정황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어휘를 선택하여야 하고, 아무리 비판을 받아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으며(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37524, 37531 판결 등 참조), 표현행위자가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만일 표현행위의 형식 및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혹은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다소간의 과장을 넘어서서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함으로써 그 인격권을 침해한다면, 이는 명예훼손과는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9. 4. 9. 선고 200565494 판결 등 참조), ◆◆ 신부에 대한 채무자 전AA의 위와 같은 표현은 조◆◆ 신부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보기에 중분하다.

 한편, 1979. 12. 12. 1980. 5. 18.을 전후하여 발생한 채무자 전AA 등의 헌정질서 파괴범죄에 대한 형사처벌과 관련하여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3376 전원합의체 판결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행된 광주재진입작전(이른바 상무충정작전’) 계획은 1980. 5. 21.경부터 육군본부에서 여러 번 논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이CC이 같은 달 25. 오전에 김DD 작전참모부장에게 지시하여 육본작전지침으로 이를 완성하여, 같은 날 12:15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채무자 전AA, EE, CC, FF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달 21. 00:01 이후 이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는데, EE는 같은 달 25. 오후 김DD 작전참모부장과 함께 광주에 내려가 전투병과교육사령부 사령관 육군소장 소GG에게 이를 직접 전달하는 한편, 위와 같이 광주재진입작전이 논의되던 중인 같은 해 5. 23. 12:30경 김HH 전교사 부사령관에게 무장 헬기 및 전차를 동원하여 시위대를 조속히 진압할 것을 지시하였고, II은 광주에 투입된 공수 여단의 모체부대장으로서 공수여단에 대한 행정, 군수지원 등의 지원을 하는 한편, GG 전교사령관에게 공수여단의 특성이나 부대훈련상황을 알려주거나 재진입작전에 필요한 가발, 수류탄과 항공사진 등의 장비를 준비하여 예하부대원을 격려하는 등 광주재진입작전의 성공을 위하여 측면에서 지원하였으며, 위 작전지침에 따라 전교사령관 소GG이 공수여단별로 특공조를 편성하여 전남도청 등 목표지점을 점령하여 20사단에 인계하기로 결정하는 등 구체적인 작전계획과 작전준비를 하였고, 이에 따라 공수여단 특공조가 같은 달 26. 23:00경부터 침투작전을 실시하여 광주재진입작전을 개시한 이래 같은 달 27. 06:20까지 사이에 전남도청, 광주공원, 여성기독교청년회(YWCA) 건물 등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그 특공조부대원들이 총격을 가하여 이JJ 18명을 각 사망하게 한 사실'을 전제로 광주재진입작전은 시위대의 무장상태 그리고 그 작전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시위대에 대한 사격을 전제하지 아니하고는 수행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실시명령에는 그 작전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명령이 들어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결국 채무자 전AA 등은 광주시위를 조속히 진입하여 다른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 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내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수단으로 광주재진입작전을 실시하는 데 저항 내지 장애가 되는 범위의 사람들을 살상하였다는 이유로 내란목적살인의 책임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인정되었던 것이다.

 나아가 위 판결은 시위진압행위가 정당행위, 정당방위·과잉방위, 긴급피난·과잉피난에 해당한다는 채무자 전AA 등의 주장에 대하여 채무자 전AA 등이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시국수습방안의 실행을 모의할 당시 그 실행에 대한 국민들의 큰 반발과 저항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여 강력한 타격의 방법으로 시위를 진압하도록 평소에 훈련된 공수부대 투입을 계획한 후, 이에 따라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원들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진압봉이나 총개머리판으로 시위자들을 가격하는 등으로 시위자들에게 부상을 입히고 도망하는 시위자를 점포나 건물 안까지 추격하여 대량으로 연행하는 강경한 진압작전을 감행하였으며, 이와 같은 난폭한 계업군의 과잉진압에 분노한 시민들과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발포함으로써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그 후 일부 시민의 무장저항이 일어났으며, 나아가 계엄군이 광주시 외곽으로 철수한 이후 귀중한 국민의 생명을 희생하여서라도 시급하게 재진입작전을 강행하지 아니하면 안 될 상황 혹은 광주시민들이 급박한 위기상황에 처하여 있다고 볼 수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시위를 조속히 진압하여 시위가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지 아니하면 내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계엄군에게 광주재진입작전을 강행하도록 함으로써 다수의 시민을 사망하게 하였다.’라는 원심의 사실인정을 전제로 채무자 전AA 등이 계엄군의 시위진압행위를 이용하여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고, 방위의사나 피난의사도 인정할 수 없다며 정당행위, 정당방위·과잉방위, 긴급피난·과잉피난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결국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서적에서의 이 사건 쟁점부분 중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전혀 관여한 바가 없거나 책임이 없고, 당시 군인들의 시민들에 대한 시위진압행위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며, 시민들을 향한 발포명령은 없었다는 취지를 전제로 한 서술들은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에 대한 허위의 사실이거나 허위의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의견표현이라고 판단된다.

 채무자들은 이 사건 쟁점부분이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회고 또는 견해표명에 불과하여 명예훼손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타인에 대한 명예 훼손은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행해질 수도 있고, 의견을 표명하는 방법으로 행해질 수도 있는바, 어떤 의견의 표현이 그 전제로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는 물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면 명예훼손으로 되는 것이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37524, 375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쟁점부분은 모두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일련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거나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한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의견표현 및 이를 강화하기 위한 서술로서 채권자들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이상 채무자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물론 채무자들의 주장과 같이 5·18민주화운동이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공적인 영역에 포함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18민주화운동의 가치 및 그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자유로이 참여하고 상호간에 공개적인 토론을 거치는 과정을 통하여 최대한 자율적으로 결정됨이 타당하고, 이를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표현행위는 가급적 폭넓게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적인 사안이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는 없고, 표현 내용이 진실이 아니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 대한 인격권이 침해되는 정도까지 이른 경우에는 표현행위 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채무자 전AA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 지휘권과 국가정보기관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던 인물이고, 그 후 대통령직까지 수행했던 사람으로서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채무자 전AA의 발언이나 의견표명 등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특별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음이 명백한 이 상 이를 일반적인 사인의 표현행위와 동등한 관점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쟁점부분이 기재된 전후 문맥을 살펴보아도 채권자들이 자의적으로 이 사건 서적에서 이 사건 쟁점부분만을 특정하여 채무자 전AA의 진의를 왜곡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서적 중 채권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는 이 사건 쟁점부분만을 특정함으로써 이 사건 서적의 출판 등을 통한 채무자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이 사건 쟁점부분 중에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이나 그에 기초한 의견표현 등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문장이나 문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이 사건 쟁점부분의 구성, 표현 방식 및 주된 내용과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효과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부분들은 이 사건 쟁점부분 내에서의 다른 부분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채무자 전AA의 서술을 상호 보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쟁점부분 중 특정 문장이나 문구만을 구분하거나 분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결국 채무자들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특수군이 주도적으로 개입하였고, 채무자 전AA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어떠한 관여를 한 적이 없으며, 당 시 헬기에 의한 사격이나 군인들을 통한 폭력적인 시위진압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등의 취지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쟁점부분이 수록된 이 사건 서적을 출판 및 판매함으로써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그 가치를 폄하함과 아울러 채권자들을 포함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및 그 구성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

 . 간접강제명령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채무자들이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앞으로도 반복할 개연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채무자들에 대하여 간접강제를 명하고, 간접강제 금액은 채권자들의 피해 정도 및 피해회복의 곤란성,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 제1항 기재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5,000,000원씩으로 정한다.

 

4. 결론

 따라서 채권자들의 채무자들에 대한 이 사건 신청은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 8. 4.

 

 판사 박길성(재판장), 이원범, 장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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