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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74111

"업무실적 알림은 영업비밀 누설 아냐"

경쟁업체로 이직 뒤 입찰제안서에 기록… 경력 홍보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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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컨설턴트가 전에 일하던 회계법인에서 자신이 쌓은 업무실적을 수임을 위한 입찰제안서에 기록했더라도 이는 전직장에 대한 영업비밀 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안진회계법인이 삼정회계법인으로 이직한 전 직원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7411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7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안진회계법인 골프장 거래 전담 부서에서 시니어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A씨는 '영업비밀 준수 서약서'를 작성하고 퇴사한 뒤 삼정회계법인에서 일해왔다.

 

그러다 파주컨트리클럽이 지난해 6월 회계법인들을 상대로 지분매각 자문사를 선정하는 용역입찰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입찰에는 안진과 삼정이 모두 제안서를 내고 참여했는데, 삼정이 제출한 제안서의 기존 용역실적에 A씨가 안진에서 일할 때 수행한 골프장 인수합병(M&A) 및 자문용역 관련 업무실적 13건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입찰에서 삼정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안진은 "A씨가 우리 법인 재직 당시의 업무실적을 삼정회계법인 제안서에 기재한 것은 영업비밀 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8억2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준수 서약서는 '업무상 적법하게 보유하게 된 자료', '회사의 영업비밀자료'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그 예로 원본, 사본 또는 컴퓨터 디스켓에 수록돼 있는 해외 교육자료와 컨설팅 제안서 등 관련 참고자료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실적은 A씨가 과거에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는 객관적 사실에 불과하고 이는 제안서 등 자료와는 구별돼야 한다"며 "업무실적은 전문성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된 것에 불과할 뿐 골프장 매각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이용될 만한 정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진회계법인이 업무실적을 비밀로 표시하거나 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 영업비밀로 관리해 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업무실적이 용역수행능력을 평가함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동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등 A씨가 안진회계법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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