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판결전문 서울고등법원 2017노226

업무상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판결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 판결

 

사건2017226 업무상횡령{인정된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AA, 변호사

항소인피고인

검사김락현(기소), 최용석(공판)

변호인법무법인 해승 담당변호사 이신, 이동훈

원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3. 선고 2016고합767 판결

판결선고2017. 7. 19.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불법원인급여

 피고인이 보관을 위탁받은 돈은 불법적으로 조성된 것으로서, 이를 은닉하기 위해 보관하는 행위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라 한다)에 의한 의무의 내용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이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금원을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을 송금받아 하나페이 계좌로 이를 송금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는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범행에 대한 방조의 실행행위에 관한 것이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금원의 모집을 완료한 후에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계약체결 당시에도 여전히 피해자의 사기 등 범죄행위는 종료되지 않고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

 이 사건 계약은 금원을 해외에 있는 ○○에 전달할 목적으로 체결되었고, 금원을 해외로 송금한 장BB이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로 처벌받았으므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범죄수익을 은닉하는 것이 이 사건 계약의 의무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피고인은 이미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인 2014. 8. 28.경 피해자와 신CC이 외국환거래법 위반을 공모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계약으로 인하여 돈을 송금받는 장BB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할 것이라는 점을 적어도 묵시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피고인은 위탁받은 금원을 피해자가 지정한 계좌에 송금하는 대가로 위탁받은 금액의 0.8%(부가세 별도)에 해당하는 약 1억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피해자가 위와 같이 단순히 계좌이체를 하는 일에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한 이유는 그것이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행위와 외국환거래법위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시기는 피해자의 범죄행위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시기이므로, 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피해자의 사기 등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었다.

 동기의 불법과 관련하여, 급여자가 급부를 할 당시의 불법의 인식은 요구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기 등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모 두 파악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의 동기가 피고인에게 알려졌다. 피고인은 2014. 8. 12. 직원 김DD의 이메일 보고를 받고 이 사건 금원이 유사수신행위에 의하여 모집된 불법적인 금융다단계 자금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 처음부터 모든 구체적 사실관계를 알 수는 없지만, 피고인은 적어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2014. 9. 3. 및 피해자가 이 사건 금원을 건내준 2014. 9. 29. 이전에 이미 피해자의 사기 등 사실을 알았거나 충분히 추측하고 있었다.

 (2) 횡령금액 관련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이 범죄수익임을 확실히 알고 송금요청을 거부한 다음 달인 2014. 12.부터의 횡령 금원(범죄일람표 순번 6 내지 19)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은 횡령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송금한 돈 중 변호사보수에 해당하는 약 1억 원은 피고인이 정당하게 수령해야 하는 보수이므로 횡령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3)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 원심의 판단

 당심에서와 같은 취지의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인정사실

 피해자는 2014. 2.경부터 뉴질랜드에 있는 ○○트레이더라는 회사(이하 ○○이라 한다)에 돈을 투자하면 원금과 고수익이 보장된다고 설명하면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하였다.

 피해자는 2014. 9.경까지 약 1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하였는데, 위와 같이 모집한 투자금을 해외로 송금하려 하였다. 피해자는 2014. 9. 3.경 신CC에 대한 피해자의 고소대리인이었던 피고인과 사이에 피해자가 위 투자금 중 일부를 피고인에게 계좌이체 방식으로 보내주면 피고인은 그 돈을 피해자가 지정하는 외국환거래 회사를 통하여 ○○에 전달하기로 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피해자는 2014. 9. 29.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송금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

2(위임사무의 범위) (피해자)이 을(피고인)에게 위임하는 위임사무는 갑이 Maxim Trader(Maxim Capital Limited 운영)에 투자하고자 하는 자로부터 모집한 금원을 계좌이체의 방법으로 건네받아, 그 금원을 갑이 지정하는 외국환거래 회사를 통하여 Maxim Tader에 전달하고, 그 전달과정에 부수되는 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4(수임인의 의무 등) 을은 변호사로서 법령에 정한 권리와 의무에 입각하여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한다. 특히 이 사건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지득하게 되는 갑의 사업수행과 관련한 일체의 사항은 비밀로 보며,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한다.

6(금원의 위탁 등) 갑이 을에게 지급하는 자문비는 1년을 기준으로 하여 위탁일로부터 일할 계산하여 위탁받은 금액의 0.8%(부가가치세 별도)로 하되, 위탁기간이 1달 미만인 경우에는 위탁기간을 1달로 보아 계산한다.


 한편, 피해자는 2014. 9.경 주식회사 하나페이(이하 하나페이라 한다) 운영자인 장BB에게 피해자가 모집한 투자금을 하나페이 명의의 계좌를 통하여 해외로 송금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BB로부터 하나페이 명의의 외환은행 계좌 2(630-009350-028, 630-009255-620, 이하 계좌를 지칭할 경우 끝자리 3개 숫자로만 지칭한다)를 지정 받았다.

 피해자는 투자자들로부터 2014. 10.경 이후 모집한 투자금을 위 028 계좌로 직접 지급받는 한편, 피고인에게 이메일을 통하여 이 사건 금원을 수개월 전에 입금하여 수익을 받아간 투자자의 이름 및 투자액수를 적시하여 그에 맞추어 위 620 계좌로 송금 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4. 10. 2.경부터 같은 해 12. 19.경까지 위 620 계좌로 합계 2,115,000,000원을 송금하였다.

 BB은 하나페이 각 계좌에 송금된 돈을 해외에 있는 리디아리치 계좌로 송금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4. 12. 20. 이후 하나페이 명의 계좌를 통한 해외 송금이 외국환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으므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하나페이 명의의 계좌에 돈을 송금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 중 피고인이 위 620 계좌에 송금한 2,115,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반환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은 이미 위 620 계좌를 통하여 해외로 송금한 돈에 관하여 투자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이유로 2015. 3. 17. 및 같은 달 18,806,085,000원만을 반환하고, 나머지 금원은 반환하지 아니하였다.

 피해자는 2015. 10. 2. 서울중앙지방법원{2015고단2304, 2015고단2515(병합)}에서 ○○은 그 실체와 자금운용 방식 등이 불분명한 조직이고 투자금을 지급받더라도 투자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상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에 투자하면 원금 및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2014. 2.경부터 2015. 4.경까지 48,940,353,534원을 편취하였다는 이유로 사기죄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 위 항소심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153975)에서 2016. 4. 21.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액수가 37,696,964,359원으로 인정되어 징역 9년의 형을 선고받았으며, 2016. 8. 18.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6670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BB은 같은 사건에서 피해자 등(BB은 피해자 뿐 아니라 유FF, GG 등 다른 사람들이 투자금을 모집하는 것에도 하나페이 계좌를 제공하고, 그 투자금을 해외로 송금하였다)○○에 대한 투자금 명목으로 편취한 금원 중 2014. 10.경부터 2015. 4.경까지 하나페이 명의 계좌를 통해 교부받은 29,484,036,453원에 대한 사기방조죄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조죄와 2014. 2. 9.부터 2015. 3.경까지 하나페이 명의 계좌에서 해외로 송금한 27,361,994,643원에 대한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하여 외국환거래법위반죄로 징역 2년 및 벌금 1억 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 항소심 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3975)에서 2016. 4. 21. BB의 사기방조죄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조죄의 액수가 25,027,960,053원으로 인정되어 징역 16월 및 벌금 50,000,000원의 형을 선고받았으며, 2016. 8. 18.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6670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 판단

 () 이 사건 계약에 의한 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계약 제2조에는 갑이 Maxim Trader(Maxim Capital Limited 운영)에 투자하고자 하는 자로부터 모집한 금원을 계좌이체의 방법으로 건네받아, 그 금원을 갑이 지정하는 외국환거래 회사를 통하여 Maxim Trader에 전달하고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가 이미 모집한 투자금을 해외로 송금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모집한 투자금 중 일부인 이 사건 금원을 이체하였으므로, 위 문언은 단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말길 돈으로서 이미 피해자가 모집한 돈을 특정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범죄행위인 피해자의 투자금 모집행위가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하나페이 명의의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받고, 그 투자금을 해외로 송금한 장BB이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에 대한 방조죄로 처벌받은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송금받아 하나페이 명의 계좌로 이를 송금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에 대한 방조의 실행행위에 관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BB은 피해자 등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그 투자금을 지급받을 하나페이 명의의 계좌를 제공하였고, 그 계좌에서 해외송금한 부분에 관하여만 사기방조죄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조죄로 처벌받았고, 피해자가 자신의 계좌로 투자금을 모집한 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인, BB을 거쳐 해외송금한 2,115,000,000(이 사건 금원 중 일부)은 장BB의 사기방조죄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조죄의 범위에서 제외된 점(다만, BB에게 인정된 외국환거래법위반죄에는 위 2,115,000,000원의 해외송금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금원을 모집한 후에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행위는 종료된 후인 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송금받고, 620 계좌에 송금해준 행위에 관하여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행위의방조죄로 처벌받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B이 피해자의 일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에 대한 방조죄로 처벌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의 의무에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 관한법률위반에 대한 방조행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 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금원을 해외에 있는 ○○에 전달할 것을 목적으로 체결 되었고, 이 사건 금원을 해외로 송금한 장BB이 외국환거래법위반죄로 처벌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에게 법무법인 명의 계좌로 100억 원(피해자가 모집한 투자금)을 보내주면 문제없이 해외로 보낼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하고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외국환거래법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줄 목적으로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4. 10.경 최HH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서 ○○트레이더에 관한 조사를 하고, ○○트레이더가 사기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고 송금을 중단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계약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금원을 피해자가 지정하는 외국환거래 회사를 통해 ○○에 전달하기로 하였을 뿐(2) 외국환거래 자격이 없는 회사를 통하여 불법적으로 해외송금하는 것이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은 아닌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피해자의 요청으로 620 계좌를 통해 이 사건 금원 중 일부를 해외로 송금하다가 2014. 12. 20.경 하나페이 명의 계좌를 통한 해외송금이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이유로 620 계좌로의 송금을 중단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에 기한 의무 내용에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금원을 해외로 송금할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 이 사건 계약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되어 있다거나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을 법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계약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탁받은 금원을 피해자가 지정한 회사에 송금하는 대가로 위탁받은 금액의 0.8%(부가가치세 별도)를 지급받기로 하였을 뿐 달리 이 사건 계약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되어 있다고 볼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금원에 관한 피해자의 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행위는 이미 종료된 후이므로,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피해자의 위 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의 범행을 용이하게 한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과 피해자가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금원을 송금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이 외국환거래법위반의 결과로 귀결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금원을 반환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금원을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범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반환을 강제하는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지 여부

 1) 피고인은 2014. 9. 3.경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2014. 9. 29. 피해자에게 ○○을 통한 투자금 모금이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자본시장법위반 등 형사적인 문제는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행정상 관련기관의 제재, 민사상 투자자들의 해제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2014. 11. 12. 피해자에게 하나페이를 통한 송금이 외국환거래법상 문제가 없는 것인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고, ○○과 투자자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일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또한,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해외송금을 말기기로 한 금원이 피해자가 유치한 투자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본시장통합법, 외국환거래법상 문제를 해결해 줄 목적으로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4. 10.경 최HH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서 ○○트레이더에 관한 조사를 하고, ○○트레이더가 사기집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위 각 이메일 내용, 피고인의 검찰진술 및 원심 법정에서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2014. 9. 3. 및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건네준 2014. 9. 29. 당시 이 사건 금원이 피해자의 범죄행위에 의해 조성된 자금이라는 사실과 피해자가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금원을 해외로 송금할 것이라는 사실이 표시되거나 피고인에게 알려졌다고 보기 어렵다{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행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모두 파악하고도 그 행위가 범죄라는 위법성 판단을 그르쳤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행위의 핵심적 구성요소는 ○○의 실체, 투자금에 대한 원금 및 수익금 보장에 관한 피해자의 설명이 허위의 사실이라는 점과 유사수신행위에 관한 인·허가 및 등록·신고 등이 흠결되었다는 점 등이라 할 것인데, 위 각 이메일 내용과 피고인의 주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구체적 사실관계가 피고인에게 알려졌다 고 보기 어렵다}.

 2) 설령 피해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행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가 피고인에게 알려졌다 하더라도, 이미 반사회적 행위에 의하여 조성된 재산을 소극적으로 은닉하기 위하여 임치에 이른 것만으로는 그것이 곧바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49343 판결 참조), 외국환거래법상 제한 규정은 원래 자유로이 할 수 있어야 할 대외 거래를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과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들로서 단속법규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해외송금행위가 외국환거래법에 위반된다 하더라도 그 원인행위가 곧바로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피해자가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금원을 해외로 송금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금원을 불법원인급여라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 및 변호인은,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5822 판결을 근거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하나페이를 통하여 이 사건 금원을 외국으로 송금하도록 지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금원은 불법원인급여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위 인정사실 및 위에서 본 각 사정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한 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하나페이에 송금할 것을 요청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및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할 당시에는 이 사건 금원을 불법행위에 제공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그러한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으므로, 결국 그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275 판결). 한편 민법 제746조에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여의 원인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여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79887, 7989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온닉규제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직접 처벌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그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볼 수 있는 반면(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18035 판결 등 참조), 이미 반사회적 행위에 의하여 조성된 재산을 소극적으로 은닉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임치에 이른 것만으로는 그것이 곧바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49343 판결 등 참조), 자금의 조성과정에 반사회적 요소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후 이를 말긴 행위 자체에 대하여 또 다른 범죄행위의 자금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반사회질서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582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인정사실 및 사정들과 함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옴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금원을 교부받은 것을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횡령금액의 액수가 일부 공제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바,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 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계약의 내용 자체는 피해자가 계좌이체의 방법으로 금원을 이체해 주면 변호사인 피고인이 그 금원을 외국환거래 회사를 통하여 ○○(본사)에 전달하고, 그와 관련된 부수적인 자문 업무를 해 주는 에스크로 및 자문 계약일 뿐이다. 이 사건 계약의 내용 자체에 범죄수익 등의 취득, 처분, 또는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으로 은닉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피해자는 이미 2014. 4.경 외국환 송금을 하려다가 제3자로부터 사기를 당한 후 사기사건의 해결을 위한 변호사로서 피고인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이고, 그 후 합법적으로외국환 송금을 하기 위하여 변호사인 피고인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원심 법정에서 증언하였다. 피고인 또한 당심 법정에서 “2014. 5.경 피해자를 처음 만났을 때 유사수신행위여부를 검토한 바 있는데, ○○이 한국에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 있지만 뉴질랜드에는 등록이 되어 있고 추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내심으로 바란 궁극적인 목적이 탈법적인 수익 반출이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외화 반출 수단의 모색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2014. 9. 29. 이 사건 금원을 송금받아 보관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피해자는 2015. 4.경까지 계속하여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범행을 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사기 등의 방조범으로 인정된 장BB에 관하여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의 범행은 각각의 투자자별로 여러 개의 계좌를 사용하여 별개로 이루어진 것인바, 피고인이 송금받은 금원은 이미 피해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로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범행을 종료한 부분에서 유래한 것이고, BB도 마찬가지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범행에 대한 방조범이 인정되었던 부분은 피해자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과정에 장BB이 계좌를 직접 제공한 부분에 한정된다.

 피고인의 행위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사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러한 행위로 기소되지도 아니하였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이 사건 금원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에 해당하는지도 명백하지 않다(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사기죄 중에서도 이득액이 3억 원 이상일 경우에만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피해자는 사기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벌받았고 당해 사건에서 전체 범행 내역 중 투자자별 이득액이 3억 원 이상인 경우는 많지 않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행위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범행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피고인 스스로가 투자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이 사건 금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단순히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위험을 대비하여 반환을 거부하면서 보관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대여금 반환, 차량 리스대금, 직원 급여 등으로 소비하여 사용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금원이 범죄수익임을 확실히 알고 송금요청을 거부한 다음 달인 2014. 12.부터의 금원(범죄일람표 순번 6 내지 19)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횡령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2014. 10.경부터 2014.12. 19.경까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합계 2,115,000,000원을 하나페이 620 계좌로 송금하였는데, 피고인이 2014. 9.경부터 2014. 12. 5.경까지 이미 개인적으로 사용하여 횡령한 금액이 11억 원이 넘는다. 또한 2014. 9. 29.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금원 전체를 송금받아 보관하고 있던 중에 단지 피고인이 별도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고 하여 피해자의 송금요청을 거부한 시점부터 이 사건 금원의 성질이 불법원인급여로 새로이 변경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송금한 돈 중 변호사보수에 해당하는 약 1억 원은 피고인이 정당하게 수령해야 하는 보수에 해당하므로 횡령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에서는 피고인의 보수를 1년을 기준으로 일할 계산하여 위탁금액의 0.8%로 정하였고, 피고인 스스로도 이러한 보수는 위탁사무가 종료된 후 받기로 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보수 자체를 (마치 은행의 금리와 같이) 위탁 기간과 액수에 비례하여 받기로 한 이 사건 계약에서, 이 사건 금원 중 상당 부분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을 보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도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 범행 내용 자체는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 또한 정당한 방법으로 금원을 마련한 것은 아닌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변호사로서 고도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무가 필요한 피고인이 의뢰인의 신뢰에 반하여 위탁한 금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횡령금액이 20억 원을 초과하는 다액임에도 피해회복이 전혀 되지 않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은 채 죄책을 면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함께 피고인의 나이, 신분, 성행, 환경, 가족관계, 반성태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인겸(재판장), 김무신, 박성준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