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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48191

‘사무장병원’ 운영 간호조무사, 주사기 재사용 집단감염은

"의사, 지휘·감독 잘못 책임… 배상해야"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다 환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사무장병원을 공동 운영한 의사도 환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김종원 부장판사)는 서울 영등포구 모 의원에서 통증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질병에 감염된 백모씨와 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승)가 병원장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합548191)에서 "이 원장은 백씨에게 6900여만원을, 신씨에게 2600여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객관적·규범적으로 볼 때 의사인 이 원장은 의료행위와 관련해 간호조무사인 조모씨를 지휘·감독해야 할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는 1회용 장갑을 착용하거나 주사 부위를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해 환자의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수차례 투여했다"며 "역학조사 결과 백씨 등 감염된 환자 61명 모두 조씨로부터 주사제를 투여받은 환자들로 판명된 점 등을 고려하면 백씨 등의 감염증 발병과 조씨의 의료과실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같은 주사를 맞은 243명 중 61명에게서만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환자들의 체질적인 이유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원장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이 원장은 2009년부터 간호조무사인 조씨와 함께 의원을 운영했다. 조씨는 허리와 어깨,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척추 등의 불균형을 교정한다며 통증 부위를 압박하는 '추나요법'을 시술했다. 그는 또 주사기를 이용해 통증 부위에 여러 성분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 그러다 2012년 4∼9월 이 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 243명 가운데 백씨 등 61명에게서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화농성 관절염, 결핵균 감염 등 집단 감염증이 발병했다. 조씨는 같은해 10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원장은 기소됐지만 2014년 12월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환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아 확정됐다.

백씨 등은 지난해 7월 "조씨가 적절한 위생조치 없이 통증 부위에 수차례에 걸쳐 주사제를 투여해 감염증이 발생했다"며 "조씨의 사용자인 이 원장은 1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 원장은 "나도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조씨에게 고용된 것이고 명의만 대여했을 뿐"이라며 "조씨를 실제로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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