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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62689

의뢰인 동의없이 피해자에 3억 약속… 돈 안주려 소송까지

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무죄를 주장하는 의뢰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고소인에게 "3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합의서를 받아낸 뒤 의뢰인이 풀려나자 돈을 줄 의무가 없다며 고소인을 상대로 소송을 내 물의를 일으킨 변호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장판사 출신인 A변호사는 2013년 9월 사기죄로 고소된 B씨의 형사사건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A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의뢰인인 B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고소인인 C씨에게 피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한 뒤 3억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주고 C씨로부터 "B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받아냈다. A변호사는 이 합의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양형에 반영해 B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런데 이후 C씨가 A변호사에게 "약속한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오히려 C씨를 상대로 "약속어음금 3억원을 줄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약속한 돈을 주라"며 A변호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A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해온 직원 2명에게 대가로 999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5월 "변호사로서의 품위유지의무와 중립자로서의 변호사 규정은 물론 변호사윤리장전의 윤리규칙 중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A변호사에 정직 6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A변호사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고, 법무부는 "C씨와 원만히 합의를 했다"며 정직 3월로 감경했다. 하지만 A변호사는 "C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의 일환이므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A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결정취소소송(2016구합6268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는 의뢰인인 B씨가 무죄를 주장하면서 C씨와의 합의를 원하고 있지 않음에도 B씨 동의도 받지 않고 무리하게 C씨와 합의를 했다"며 "집행유예라는 유리한 결과를 얻었음에도 당초 약속과 달리 C씨에게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급을 피하기 위해 합리적 근거도 없이 C씨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A변호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에게 사건 소개 대가로 돈을 준 것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 변호사에게는 고도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무가 요구되는데, 직원들이 사건을 수임했다고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고도의 공공성을 지닌 업무를 영위하는 변호사의 직무에 배치될 뿐 아니라 변호사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크게 해치는 것으로 법조계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에게 이미 징계전력이 수 차례 있는 점 등을 볼 때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징계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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