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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대법원 2014다222794 대법원 2010다106436 대법원 2012다79439

판례해설 - 수 년간 소속 용역업체를 변경한 경우 불법파견 인정

이광선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 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

1. 들어가며

기업들이 경비절감이나 관리상의 용이함 등의 이유로 건물관리나 청소, 경비 등의 업무를 용역업체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경우 위탁계약이 종료하여 새로운 용역업체로 변경되더라도 해당 건물에서 위탁업무를 수행하던 기존 위탁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에 채용되어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의 전산시스템 위탁 관리를 외부 IT업체에 맡겨 관리하는 형태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해당 IT업체(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전산시스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역시 피고가 방범용 CCTV에 관한 모니터링 업무를 용역업체 위탁하여 운영하면서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매년 종료됨에 따라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던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해 온 사안이었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피고(군포시)는 관내 범죄취약지역에 설치한 방범용 CCTV에 관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업무를 2008. 6. 1. A회사에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A회사에 2008. 6.경 또는 2008. 8.경 입사하여 관제센터에서 CCTV 모니터링 요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가 용역업체를 변경할 경우 계속해서 새로운 용역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동일하게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해 왔다(총 4개 용역업체에서 약 3년 6개월 정도 근무). 그런데 새로운 용역업체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자 원고들은 불법파견임을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근로자파견과 관련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의 5가지 판단지표 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 파견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의 근무지시를 받고 매일 근무상황을 피고에게 보고하고, 휴가ㆍ병가등을 관제센터장에게 보고하였다는 점, 용역업체의 경우 모니터링결과를 보고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최초 업무교육도 시키지 않았으며 관제센터에 상주하는 직원도 없는 점, 피고가 모니터링 용원 간 업무 인수인계사항에 관해 관제센터장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을 지시한 점, 용역업체가 매년 변경되었음에도 원고들이 새로운 용역업체로 소속만 변경하면서 모니터링 요원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점 등을 바탕으로 원고들의 경우 피고의 관제센터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ㆍ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모니터링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을 사용한지 2년이 초과된 시점에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판결은 용역계약이 변경됨에 따라 용역업체만을 바꾸면서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 형태를 근로자파견의 부정적 요소 중 하나로 본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대상판결이 위 요소 하나만을 이유로 근로자파견으로 본 것은 아니므로, 건물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소속 근로자를 해당 건물이나 위탁업자의 사업장에 보내어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많은 위탁계약이 곧바로 근로자파견 관계로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가 현장대리인도 없이 위탁인의 사업장에 자신의 근로자만을 보내어 놓고 위탁업무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위탁인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지휘ㆍ감독을 하면서 용역업체가 변경되었음에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면 이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서는 건물의 주차관리 등을 용역업체에 위탁하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해당 건물에서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용역업체가 아닌 위탁자(건물소유자 등)의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 경우가 많고, 용역계약이 종료하거나 해지될 경우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채 기존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업들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해 주는 IT 업체 소속 근로자 역시 전산시스템 관리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소속 IT업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새로운 IT 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과 동일한 업무(특정 업체의 전산시스템 관리)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주차나 전산시스템 관리를 위탁하는 업체는 용역업체로 하여금 현장관리인을 두도록 하고 현장관리인이 직접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 지휘ㆍ감독 등을 하도록 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의 원심판결 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판결(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다79439 판결)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휘ㆍ명령을 한 것은 경비업법 등의 법령상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건은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경비업무'의 경우 경비업법에서 엄격히 국가중요시설의 시설주, 경비업자, 특수경비원의 직무ㆍ의무에 대해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시설주가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지휘ㆍ감독과 마찬가지로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실무에서도 경비업무를 위탁한 경우 위탁자가 경비업법을 이유로 경비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탁업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인지, 경비업법의 취지가 무엇인지 등 경비업법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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