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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단5288886 대법원 92다55350

판례해설 - '남향'인 줄 알고 산 아파트가 '북동향'… "중개사 책임 60%, 본인 책임 40%"

김은진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4. 1. 선고 2015가단5288886 판결 - 


1. 사안의 개요

- 원고는 2015. 4. 21. 공인중개사인 피고 A, B의 중개로 서울 강남구 소재 ** 아파트 7동 1004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를 매매대금 10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매수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였음.

- 매매계약 당시 체결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대상물건의 표시에 관한 "방향" 란에 "남서(기준: 베란다)"로 기재되어 있고, 이 설명서에 피고 A, B가 각 공인중개사로서 날인하였음.

-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는 실제로 남향이 아니라 북동향의 아파트임.

-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방향 차이로 인하여 가격이 약 36% 전후 차이나고,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아파트(북동향)의 시가는 9억 5,000만 원이었음.

-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와 동일한 단지 내의 3동 101호에 거주하고 있었고,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를 확인하였음.

→ 원고는 피고 A, B 및 **보증보험 주식회사,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피고 A, B가 중개대상물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는 과실을 범하여 적정시가와 지급한 매매대금의 차액인 5,0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에게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함.


2. 법원의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법원은,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과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2013. 6. 4. 법률 제118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25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의 상태 ? 입지 및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등 참고)." 라고 전제한 다음,

① 원고가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남향"인 아파트의 매수를 원한다고 하면서 중개를 요청하자, 피고 A, B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소개한 점, ② 이 사건 아파트는 북동향임에도 불구하고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는 남서향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A, B는 이 설명서에 날인한 점, ③피고 A, B는 그로 인하여 과태료의 행정처분을 받은 점, ④ 원고의 배우자 김진현은 중개인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가 남향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한 점, ⑤ 아파트의 방향은 주거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매매계약 체결여부에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는 점, ⑥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방향차이로 인한 아파트 가격이 약 36% 전후로 차이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A, B는 중개대상물인 이 사건 아파트의 방향을 제대로 확인하여 원고에게 그 방향에 대하여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못 설명하였거나 중개대상물의 확인 설명서에 그에 관한 사항을 잘못 기재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며, 피고 A, B는 원고가 입게 된 매매대금 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실을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보험회사와 피고 협회는 각 보험자 및 공제사업자로서 피고 A, B와 공동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음.

나. 책임의 제한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전 이 사건 아파트와 동일한 단지내의 3동 101호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고 구조를 확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가 남향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방향에 대하여 스스로 확인해보지 아니하고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은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하였음.


3. 이 판결의 의의
공인중개사인 피고 A, B가 남향의 아파트를 찾고 있던 원고에게 북동향인 이 사건 아파트를 남향으로 소개하였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도 "남서향"이라고 기재하여 날인한 것은 명백한 과실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와 같은 단지에 살고 있었고, 매매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를 확인한 점을 어느 정도까지 감안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할 것인지라 할 것이다.

우선,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원고가 직접 이 사건 아파트에 방문하여 구조를 확인하였는데도, 북동향인 이 사건 아파트의 방향을 "남향"으로 알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점을 보면, 이 사건 아파트는 그 방향을 쉽게 판별하기 어려운 특이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필자가 사실관계를 좀더 확인해보니 이 사건 아파트가 위치한 7동은 "一자형"의 구조로 1~4호까지 가로로 배치되어 있는데, 1~3호까지는 베란다가 남쪽으로 나 있는 반면, 각층의 4호만 베란다가 북동향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매수인의 사정상 매매계약 체결 전에 매수할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 방향 등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공인중개사가 제공한 정보만 믿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공인중개사가 아파트의 방향을 잘못 설명하여 매수인이 방향 차이에 따른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면 공인중개사의 책임이 제한될 여지는 아예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와 이 사건을 비교하여 보았을 때,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와 같은 단지에 살고 있었고, 직접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를 확인하였다고 하여, 부동산 거래의 전문가인 피고 중개업자들의 책임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인가? 원고의 잘못이 중개업자들의 잘못과 같거나 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한편, 원고가 같은 단지의 주민으로서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 등을 직접 확인한 점은 중요한 책임제한의 사유인바, 피고들이 60% 이상의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피고 A, B는 이 사건 아파트가 속한 단지의 거래를 전문적으로 중개해왔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남향"을 원하는 원고에게 4호라인만 특이하게 북동향으로 배치된 7동 소재 매물을 소개함에 있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은 피고들의 항소로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원고의 연령, 직업, 경력, 경험 등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원고가 공인중개사인 피고 A, B보다 이 사건 아파트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항소심에서 새롭게 밝혀진다면, 제1심이 인정한 책임비율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1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다면,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구조를 확인한 원고의 잘못을 감안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제1심의 판단에 수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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