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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

미국변호사

'형사사건에서의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는 지난달 24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다200111)이 변호사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변협은 "모든 성공보수 약정을 획일적으로 무효로 선언한 대법원 판결은 계약체결의 자유 및 평등권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법조인도 적지 않다. 이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전관 변호사들의 과다한 성공보수 약정 관행이 사라지고, 국민들의 변호사 수임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양쪽 의견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贊) 민경한 변호사(전 대한변협 인권이사)

지난 7월 23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호사의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하자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즉각 반대성명을 발표하였고, 대한변협은 헌법소원까지 제기하였다. 위 판결은 사법정의 실현과 사법불신 해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므로 적극 환영하며, 찬성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두 단체가 지적하듯이 변호사가 형사사건에서 열심히 변론하여 무죄나 재심 판결을 통해 억울한 피고인의 누명을 벗겨주고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수의 변호사들은 적정한 보수를 받고 성실하게 변론하는 것은 사실이다. 단지 일부 전관출신 변호사들이 전관예우를 악용, 조장하며 부적절한 변론을 하고 과다한 성공보수를 수령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변호사 단체는 위 판결을 오해하고 있다. 위 판결은 변호사들의 역할을 폄하하거나 다수의 변호사들이 부적절한 변론과 과다한 성공보수를 수령한다고 판시하고 있지 않다. 어느 집단이건 다수가 어떤 제도의 부작용이나 폐해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고 소수의 일탈행위로 부작용이나 폐해가 생기는 것이다. 소수에 의해 시행하는 제도나 관행의 폐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일부 전관출신 변호사들의 과다한 성공보수 약정은 전관예우, 과다 수임료, 무전유죄 유전무죄 등 사법부패와 사법불신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므로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둘째, 변호사는 거액의 성공보수가 약정되어 있으면 성공시키기 위해 판·검사와의 사적 접촉, 전화 변론이나 청탁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부적절한 변론을 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의뢰인도 변호사가 부당한 영향력, 연고와 정실, 검은 거래 등 부적절한 방법에 의하여 성공시킬 수 있다고 믿고 그 대가로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성공하더라도 의뢰인은 변호사의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에 따른 결과로 인정하는 게 대부분이고 거액의 보수를 지불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억울해 하고 사법을 불신하게 된다.

셋째, 수사와 재판은 국가 형벌권을 실현하는 절차로서 변호인의 역할이 중요하고 판·검사와 마찬가지로 실체적 진실발견, 정의 실현이라는 공적 이익을 위하여 협력하고 노력할 의무를 부담하고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필요로 한다. 우리 형사절차는 기소편의주의이고 직권주의적 요소가 많으며, 형벌 종류와 형량 결정 등에서도 재량이 많아 수사나 재판결과가 변호사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라고 하여 반드시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넷째, 위 판결은 형사사건의 성공보수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 의한 반사회 질서행위로서 무효라고 하였다. 필자는 당사자가 상당기간 구속되거나 구속 직전으로 가정, 사업, 직장 등에서 많은 피해를 보는 등 궁박 상태에 있고 법이나 사법절차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여 거액의 수임료를 주고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를 선임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과다한 성공보수를 약속할 수밖에 없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4조에 의해서도 무효라고 본다.
다섯째, 다른 나라에서 형사사건의 성공 보수금을 인정하는 나라가 없다.

미국은 형사, 가사, 입법로비 영역에서는 성공보수 약정이 금지되어 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일찍부터 형사사건의 성공보수 약정이 변호사 직무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침해하거나 사법정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인정하나 대부분의 형사사건이 국선 변호로 진행되고, 사선의 경우도 수임료가 매우 낮고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하여 형사사건을 변론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전관예우나 과다 수임료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전혀 없다.

여섯째, 성공보수가 없어지면 착수금이 올라가게 되고 재판결과에 대한 변호사의 책임감이 낮아져 법률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것이고, 전관예우 문제가 심화되고 변호사 양극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변호사는 위임계약상 선관주의의무를 지므로 성공보수 약정 여부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서 변론해야 하는 것이며, 지금까지 성공보수 약정이 없는 사건은 변론을 소홀히 했다는 것인가. 성공보수가 없어지면 일시적으로 착수금이 올라가겠지만 거액의 성공보수가 없으므로 전체적으로는 수임료 부담이 줄어들고, 성공보수가 없어지면 전관출신 변호사의 부적절한 변론이 줄어들어 전관예우는 많이 개선될 것이고, 양극화는 더 심화되지 않는다.



反)  강신업 변호사(대한변협 공보이사)

대법원은 2015년 7월 23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이 날 이후 체결되는 형사사건 성공보수약정은 민법 제 103조에 의해 모두 무효라고 선언했다.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어 선량한 풍속을 해치고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것이 판결의 이유다.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 확보와 사법 불신의 해소를 위해 형사성공보수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위 판결은 근거로 내세운 두 가지 이유 모두에서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먼저 이번 판결은 수임사무의 처리를 위한 변호사의 활동과 변호사와 의뢰인간에 맺어지는 사무 위임계약의 성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변호사의 업무, 즉 수임사무는 민·형사 및 행정, 가사 등 몇 가지 법률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변호사 선임계약 그 자체는 수임사무의 내용에 관계없이 모두 사적인 위임계약이다. 때문에 변호사 위임계약의 일부인 성공보수 약정이 민사사건 다르고 형사사건 다를 수 없다. 약정의 103조 위반 여부가 직무활동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사 변호사직무 활동에서 요구되는 직무적 공공성과 형사 성공보수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했다.

또한 이번 판결은 대법원의 국선변호사 보수에 관한 기존 입장에도 배치된다. 대법원의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재형 2003-10)는 제15조 제1항, 6의1에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경우에는 기본보수액의 100% 범위 내에서 증액하여 지급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국선변호사의 성공보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선변호사의 성공보수는 문제가 없고 사선변호인의 성공보수는 직무적 공공성을 해친다는 것이 되고, 이는 주장의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스스로 논리모순에 빠지게 된다.

한편 의뢰인과 국민들의 사법 불신은 성공보수 존재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을 비롯한 일부 변호사들이 과다한 성공보수를 요구하고 수령하는 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부 전관변호사에서 문제가 된 고액 성공보수의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고 마치 사법불신의 원인을 형사 성공보수 존재 자체에서 찾고 있는 것인데, 이는 결국 주객과 전말을 오도하여 사법불신의 원인을 변호사들 모두에게 전가하고, 책임이 없는 선량한 다수 변호사의 정당한 수입 기회마저 빼앗는 것이어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변협 설문조사에서 80%나 되는 많은 변호사들이 금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하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이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다수 변호사들은 사실 고작해야 1년에 3~4건의 형사사건을 수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변호사들은 아예 형사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변호사들이 이 번 판결에 분노하는 것은 성공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어 수입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이번 판결이 형사변호인의 제도적 취지를 몰각시키고 형사재판의 한 축으로 노력해온 대다수 변호사들의 정당한 노력조차 폄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릇 계약은 형식이나 내용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계약의 다양성을 축소하고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할 경우 그 피해가 어느 한 쪽에 단선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형사 성공보수를 없앤다고 하여 의뢰인들이 이익을 보고 변호사가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의뢰인들은 당장은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게 되어 유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차후에는 형사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들이 사건의 승패와 관계없이 성공보수를 착수금에 미리 산정하여 받으려 할 수 있고, 이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의뢰인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형사 성공보수제도가 우리 역사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것은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나름 합리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형사 의뢰인을 위하여 열심히 변론 활동을 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성공보수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은 자칫 위임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도덕적 해이의 통제를 원하는 의뢰인과 성공적인 결과 도출 후 희망보수를 원하는 변호사 상호간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 위한 합리적 방안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상당히 아쉽다. 앞으로 이번 판결의 위헌성과 관련하여 재판헌법소원이 제기된 만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 보되, 궁극적으로는 변호사법을 개정하여 형사 성공보수를 포함한 변호사보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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