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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국회가 행정입법에 대한 직접적 수정권한 가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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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는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행정기관은 그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법률안의 통과를 놓고 "헌법의 권력분립질서를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과 "궁극적으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며, 행정입법은 국회가 위임해준 범위 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새로운 국회법을 받아들일 경우 정부기능의 마비가 우려된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고, 여권 내에서도 당과 청와대의 입장이 엇갈리는 등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찬반토론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쟁점을 짚어본다. 

찬성) 방승주 교수 (한양대 로스쿨)

국회가 며칠 전 시행령에 대한 수정요구권을 명시하는 국회법 개정안(제98조의2 제3항)을 통과시키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는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법률안거부권행사를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시행령수정요구권의 위헌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헌법 제40조에는 전통적인 권력분립원칙에 따라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을 제정하는 권한이 국회에 있음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행정부는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대통령은 헌법 제75조에 따라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고 국무총리와 행정각부의 장관도 역시 헌법 제95조에 따라서 총리령과 부령을 제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행정입법은 고유한 입법이 아니라 법률이 위임해 준 위임입법에 불과하다.

만일 시행령이 이러한 위임의 범위를 일탈하여 입법사항을 규율하게 된다면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은 것으로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또한 권력분립원칙에 대한 위반으로 그것이 오히려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다. 

우리 헌법 제107조 제2항에 따르면 명령·규칙·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명령 ·규칙이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심판을 통해서 그 위헌여부에 대하여 심판할 권한을 가진다(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
 
행정입법은 '고유입법' 아닌 법률이 위임한 '위임입법'
위임 범위 일탈하여 입법사항 규율한다면 입법권 침해

그러나 이러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시행령에 대한 위헌·위법여부의 심사권한은 구체적인 규범통제에 불과하다. 즉 시행령의 위헌·위법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대법원이 이를 판단하거나, 또는 국민이 시행령을 통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 비로소 그 위헌여부가 판단되고 그 효력이 상실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시행령에 대한 위임근거조항들을 많이 만들어 놓은 정부제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후 그것이 국회에서 별다른 수정 없이 통과된 경우에는, 행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시행령을 광범위하게 제정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모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시행령도 다양하게 제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시행령들 가운데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다투어지지 않은 것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행령들에 대한 통제는 누가 할 것인가? 이번에 국회법 개정으로 국회가 시행령 수정요구권을 설치하여 통과시켰는데 이 법률이 공포되는 경우에는 이제 국회가 사실상 시행령에 대한 추상적 규범통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한 것이 된다. 

이러한 제도가 과연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며, 행정입법권은 국회가 위임해 준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행정입법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그것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역시 이를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행령수정요구권이 법원의 행정입법에 대한 규범통제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데,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헌법 제107조 제2항의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위법심사권은 구체적 규범통제이며, 국회의 시행령 수정요구권은 새로운 형태의 추상적 규범통제로서, 법원의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위법심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법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 이인호 교수(중앙대 로스쿨)

국회는 5월 29일 새벽에 본회의에서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는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행정기관은 그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법률안의 통과는 헌법의 권력분립질서를 손상시키는 행위이다. 이 헌법쟁점은 두 가지로 나누어 이해되어야 한다. 먼저, 국회의 내부법(內部法)인 '국회법'이 국회를 넘어서서 다른 헌법기관이나 국민에게 구속력을 가지는 규범인가? 다음으로, 만약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한다면, 개정법률안은 헌법의 권력분립질서에 반하는가? 
 
먼저, 국회법은 국회 내부의 의사절차와 조직에 관한 자치법이다. 헌법 제64조 제1항은 내부법인 국회법과 규칙의 대상을 명시적으로 '의사(議事)와 내부규율(內部規律)'에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법은 내부법으로서 외부의 국민이나 다른 헌법기관에 대해 구속력을 행사할 수 없다. 만일 국회법이 구속력을 가진다고 이해한다면, 이는 헌법 제64조 제1항의 헌법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요컨대, 국회는 헌법이 허용하는 이상의 권한을 자신의 자치법으로 자신의 권한을 스스로 확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회법에서 국회에게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권한을 부여하더라도 그 규정은 행정부를 구속하지 않는다. 개정법률안은 법문의 표현과 상관없이 헌법상 '내부적인 수정요구의 가능성'을 규정한 것일 뿐이다. 
 
국회법은 구회 내부법… 다른 기관에 구속력 행사 못해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권은 법원에… 헌법취지와도 충돌
 
다음으로, 만에 하나 국회법이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다고 전제한다면, 위 개정법률안은 대통령에게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는 헌법 제75조와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권을 법원에게 주고 있는 제107조 제2항의 헌법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에게 행정입법권을 독자적으로 주고 있다. 법률의 집행에는 법률의사를 보다 구체화하는 행정입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행정입법권은 단순히 국회의 입법권(헌법 제40조)에서 파생되어 나온 권한이 아니고, 정부의 집행권(헌법 제66조 제4항)에 연유하는 독자적인 권한이다. 그리고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대통령령이 상위의 헌법과 법률에 위반될 때 그에 대한 통제권을 법원에게 주고 있다. 개정법률안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새로운 통제권과 절차를 신설하는 것이어서 법원의 통제권을 잠식하는 것이다. 또 만일 법원에 의한 통제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국회가 통제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재판절차에 간섭하는 것이 된다. 
 
그러면 국회는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권을 언제 가지는가? 국회의 통제권은 기본적으로 사전적(事前的)인 것이다. 국회는 자신의 입법권을 대통령에게 위임할 것인지, 어떤 사항을 어느 정도로 위임할 것인지를 법률에서 결정할 수 있다. 또 국회는 대통령령에 위임한 입법권을 회수하거나 대통령령의 내용을 수정하고자 할 경우 언제든지 그 수권법률(授權法律)을 개별적으로 개정하여 장래를 향해서 위임을 철회하거나 수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법률에 담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개정 법률은 정부에 이송되어 대통령의 거부권행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헌법 제53조). 그런데 국회에게 행정입법 수정권을 직접 부여하는 개정법률안은 헌법 제53조의 절차를 우회하는 것이어서 제53조에도 반한다. '입법권은 본래 국회의 권한이니까 위임한 입법사항의 내용을 직접 수정할 수 있다'는 사고는 위에서 살핀 헌법상의 권한배분질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며, 나아가 개별적인 정치적 이슈를 헌법원칙을 손상시켜가면서 무리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급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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