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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초가집에 옹기종기 모인 가족… 정겨운 농촌풍경 한눈에

대검찰청 황영성 作 '녹색의 가족'


큰 눈을 끔벅이는 황소. 작고 나지막한 초가에서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족들. 거리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과 바삐 움직이는 여인네들.

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검찰청 3층에 들어서면 독특한 구조의 그림을 볼 수 있다. 황영성 전 광주시립미술관장의 작품 '녹색의 마을'(사진)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을의 모습을 표현했다. 사람이나 동물의 이미지가 주로 머리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등장 요소의 단순한 형태와 배경이 되는 논밭의 강한 녹색이 대비를 이룬다.

그는 "고향의 강렬한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보통의 원근법이 아닌 하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시점의 부감법을 썼다"고 밝혔다.

황 전 관장은 주로 토속적인 풍경이나 정서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면서 형태를 단순화시켜 표현한다. 한국적인 감성에 서구의 추상적인 느낌이 더해진 독자적인 화풍이 인상적이다.

그는 1970년대 회색을 주조로 한 초가 그림을 그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 작가들은 주로 초상화나 정물화를 그리던 때였다. 반면 황 전 관장은 가족과 고향, 초가 등 정감있는 소재를 단순한 형태로 담아냈다. 9살이 되던 해 한국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났던 체험의 영향이 컸다. 십여년 후 고향을 다시 찾았을 때는 전쟁으로 마을이 전부 사라져 큰 상실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잃어버린 고향, 누구나 마음속에 지닌 근원적인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가집을 소재로 무채색 느낌의 그림을 그리던 그는 1980년대부터 초가집들이 한 마을을 형성하는 녹색계열의 마을 시리즈를, 1990년대 이후에는 모더니즘적인 성향이 강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다채로운 색채를 사용하며 추상적이고 기호화된 화법을 사용한다.

그는 "우리 민족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류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화법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향토성과 서정성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열정적인 작업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황 전 관장은 194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1950년 전라도 광주에 정착하여 조선대학교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국전 문공부 장관상과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2006년 이탈리아 나폴리 현대미술관,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 2007년에는 프랑스 쌩떼띠엔느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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