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해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이 당사자와 우리나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국내법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계약 내용을 제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선박 침몰로 인한 보험금 300만달러와 6억48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원양어업 회사인 ㈜인성실업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2012다11884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박보험이 해상보험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영국법 준거약관을 사용하고 있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공익에 반하거나 보험회사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박보험과 관련되 준거법인 영국법과 달리 대한민국의 약관규제법이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성실업은 2010년 4월 메리츠화재와 영국의 협회기관약관이 적용되도록 한 선박보험계약을 맺었다. 인성실업은 같은해 12월 남극어장에서 조업을 하다 남위 63도 지점에서 배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인성실업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메리츠화재는 영국 협회기관약관이 남위 50도 이남 지역의 항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벗어나 조업을 하다 난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자 인성실업은 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기 때문에 약관규제법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선박이 입은 손해에 대한 선박보험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운송물에 대한 적하보험만 인정해 4억8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선박보험과 마찬가지로 적하보험 역시 영국의 법률에 따른다고 돼 있기 때문에 보험계약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 아닌 영국법이고, 인성실업이 항해구역을 벗어나 항해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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