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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연수생 취업 걱정 덜어주는 게 최우선 목표"

신임 법원장에 듣는다, 조용구 사법연수원장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신임 판사에 대한 8개월 간의 사법연수원 추가 연수는 그들이 연수원 출신 판사보다 실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받는 교육이 아닙니다. 연수원이 앞으로 법관 연수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을 보여주는 첫 걸음입니다."

지난 4일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조용구(59·사법연수원 11기) 원장은 '8개월 추가 연수'에 대해 "법조계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시행하는 제도"라며 "차별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오는 6월께 처음 임용되는 로스쿨 출신 신임 법관은 업무를 시작하기 전 7월부터 연수원에서 8개월간 연수를 받는다. 이를 두고 변호사업계 일각에서는 로스쿨 졸업생들과 로스쿨 교육의 수준을 무시한 처사라는 말도 나오지만 조 원장은 그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연수 내용은 주로 법조인으로서의 인성교육과 로스쿨 교육 과정에서 체득할 수 없는 일부 실무과목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매년 사법시험 합격 인원를 줄이면서 연수원의 역할도 크게 달라졌다. 연수생 교육에 치중하던 데서 벗어나 법관연수, 로스쿨생 연수까지 그 역할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법조일원화와 로스쿨 제도 도입,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 등 법조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연수원의 정체성은 확고합니다.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는 최고의 연수기관이지요. 사법시험이 폐지되지만 연수생 교육은 앞으로 5년이나 더 해야합니다.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조용구 사법연수원장은 4일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연수원에 원장으로 오게 돼 큰 영광"이라며 "연수생과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많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백성현 기자>

조 원장은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한 경험이 없다. 줄곧 재판업무만 하다 울산지법원장 등을 거쳐 서울고법 재판부에 복귀한 뒤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최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됐다. 그는 "요즘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 밤잠을 설치는데 연수생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무겁다"고 털어놨다. 조 원장이 지난 2일 입소식 행사를 마친 후 가장 먼저 챙긴 일정도 연수생 자치회와 면담이었다.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처럼 요즘에도 동네에 사법시험 합격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붙습니다. 하지만 불황이 길어지면서 취업이 쉽지 않아요. 연수생들이 장래를 걱정하면서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저의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최고의 교육을 제공할테니 학업에 전념에 달라고 당부했지요."

올해 46기 중에는 특수한 이력을 지닌 연수생들이 많다. '슈퍼모델' 출신의 이진영 연수생이나 경찰 출신의 김신호 연수생도 주목을 받았다. 조 원장은 "다양한 이력이 법조계 발전에 도움을 주겠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고 털어놨다.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이 법조에 새로 도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양하고 우수한 자원을 잘 길러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로스쿨 출신 신임판사 추가 연수, 법조계 발전 위한 것
46기 특수한 이력 지닌 우수 자원 많아 막중한 책임감
공공기관·외국 등에서 하는 대체 실무수습 적극 권장
법관연수 바쁜 일정에 위축되지 않게 온라인강의 확대

 
 사법연수원은 이를 위해 2012년부터 시행한 변호사 실무수습 인턴제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대체 실무수습제도는 기존의 법원과 검찰청,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하던 수습을 공공기관이나 일반기업에서도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해에는 전체 508명 중 25.4%를 차지하는 129명이 대체실무수습에 참여했다. 외국에서 수습을 거친 연수생도 55명이나 된다. 조 원장도 새 연수기관을 발굴하기 위해 발로 뛰겠다고 했다.

"공공기관이나 외국에서 실무수습을 거칠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견문을 넓힐 수 있을뿐만 아니라 채용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들은 연수생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반 기업이나 외국으로 취업하는 연수생들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예전의 연수생들이 대다수 법원·검찰이나 로펌행을 택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법관연수 기능도 재정비한다. 2년전부터 시행하는 법관연수 이러닝센터(E-LEARNING)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판사들은 배우는 것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만 바쁜 재판일정 때문에 연수원까지 오는 것이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라도 온라인으로 원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서비스 프로그램을 확대하겠습니다."

외국과 사법교류 협력사업을 펼치는 국제사법협력센터도 자랑할만한 사업이다. 지난해에만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 콜롬비아 등 남미국가 총 17개국의 법조인 250명이 사법연수원을 방문했다. 연수원의 초청을 받아 다녀간 외국 법조인들은 한국 사법제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본국의 사법제도 개편에 한국 사례를 참고하기도 했다. "국제사법협력사업은 당장 이익이 생기는 사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외국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법률 문화 수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그 성과가 최근에서야 법조시장 개척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지요. 사법연수원이 앞장서서 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조 원장은 인터뷰 끝에 딸과 손녀딸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연수생들 걱정이었다. "큰 딸이 1981년생이에요. 연수생 중에 내 딸 또래들도 많아서 자식같은 생각에 더 마음이 쓰입니다." 2일 46기 연수생이 입소하던 날은 마침 조 원장의 손녀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날이다. "'외할아버지도 오세요' 하길래 나는 다른 입학식에 가야한다고 답했어요. 손녀딸은 제가 판사 그만두고 다른 학교에 입학하는 줄 알고 의아해하더라구요. 법조인들 다니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됐다고 설명했는데 잘 이해했을까요."(웃음)


[조용구 원장]
△경북 문경 출생 △경복고·서울대 법대 졸업 △사시 21회(연수원 11기) △육군법무관 △인천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법 상주지원장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울산지법원장 △인천지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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