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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계약서 검토 ver 3.0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자문업무 중 가장 흔한 '계약서 검토'. 대부분 자구(字句)를 수정해주는 선에서 자문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로케터의 계약서 검토 자문은 이렇게 달라야 한다. 중요한 계약서일 경우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공개한다.

"부장님. 계약서 검토안을 보내드립니다. 그런데 이번 계약은 금액적인 측면에서 회사에 미칠 영향이 크군요. 나중에 계약서 도장 찍으면 제가 최종본을 가지고 관련된 분들에게 계약서 설명을 좀 드릴게요."

이런 제안을 하면 법무 담당자는 약간 당황하면서도 '추가 비용 부담 없다'는 말을 듣고서는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 실무상 계약서 문구를 마지막까지 수정하는 것은 법무팀이다. 하지만 그 계약서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것은 현업의 몫. '현업에게 계약서 내용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은 계약분쟁을 막는 지름길이다. 회사를 방문하니 회의실에 해당 계약을 이행해야 할 담당자 10여 명이 앉아 있다.

"이번 계약 따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어느 분이 이번 계약 체결의 수훈 갑이신가요? 아, 상무님이시군요. 자. 다들 감사의 박수! 짝짝짝"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플랜트 제작 납기일이 정확히 언제일까요?"

계약상 중요한 내용인 '납기'를 물어보자 답들이 서로 다르다. 어떤 이는 머리를 긁적인다. 계약서 해당조항을 화면에 띄워서 정확한 납기일을 알려준다.

"만약 우리가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어떤 책임을 질까요?"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 아님 계약을 해지당하나? 아냐. 납기 못 지킨다고 해지당할 건 아니지. 다들 의견이 분분하다. 역시 계약서 해당 조항을 보여주고, 납기를 지키지 못할 경우의 지체상금 책임범위, 추가 손해배상의 가능성, 계약해지도 당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기껏 납품했는데, 상대방이 엉뚱한 트집을 잡으면서 검수를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관련자들은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는데, 향후 그 계약 관계에서 발생할 구체적인 상황들을 거론하면서 리스크를 짚어준다.

"변호사님, 그럼 만일 상대 회사가 대금을 제 때 지불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질문도 이어진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30분 남짓한 회의를 마치고 나면 관련자들은 계약 내용을 제대로 파악함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 것인지도 알게 된다. '계약서 문구만 수정해서 이메일로 보내주는 변호사 vs 계약 내용을 관련자들에게 정확히 인지시켜 계약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로케터 변호사' 고객은 누구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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