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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내가 쓴 책]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

박찬운 교수(한양대·사법연수원 16기)

법률가 혹은 법학자가 그의 전공과 다른 인문서를 쓴다면 어떤 내용일까? 그것도 로마문명이야기를 쓴다면 말이다. 나는 올해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를 내면서 그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나는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20여 년 간 변호사와 공직을 경험한 법률가이고, 이제는 로스쿨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인권법 학자다. 그런 내가 이런 책을 쓴 것은 인권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어떤 역사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알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쓴 책은 그저 단순히 로마문명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로마문명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오늘에 되살려 한국사회를 질타하는 책을 쓰고 싶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비판적 인문서다.

나는 이 책에서 로마문명과 한국의 현재를 넘나들며 글을 썼다. 카이사르를 이야기하면서 박정희를 이야기하고 급기야는 대한민국의 재벌을 이야기했다. 또 로마의 판테온을 이야기하면서 동방의 끝 경주의 석굴암을 이야기하고, 로마가도를 이야기하면서 대한민국의 도로를 이야기했다. 나는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도 썼지만 우리에게 부족한 덕성은 과감하게 비판했다. 키케로를 이야기하면서 이석기 재판을 연결시킨 것은 국가와 개인의 자유가 어떤 긴장관계에 있어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에게 물은 것이다.

이 책은 글로만 읽을 것이 아니다. 눈으로도 읽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수많은 사진을 제공했다. 대부분 내가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며 찍은 공력이 들어간 사진들이다. 로마, 런던, 아테네, 코펜하겐, 베를린, 함부르크, 이스탄불, 에페소스… 심지어는 한국 사람들이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 도시 폴란드의 브로츠와프까지 나의 발길이 닿는 곳에 로마문명을 수집했다. 그러니 이 책은 로마문명이야기를 넘어 '로마문명기행기'를 겸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으로 로마문명을 이해하고, 로마유적지를 기행하면서,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책, 그것이 바로 내가 쓰고 싶었던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이다. 이 정도면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를 노린 책이 아닐까?

나는 이 책 외에도 지난 몇 년간 정력적으로 인문서 저술에 나서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폭넓은 독서를 권면하는 저서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2011), 세계문명유적지를 돌아보고 쓴 '문명과의 대화'(2013)가 바로 그 책들이다. 나의 경험상 젊은이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유일한 말 한마디는 "책을 읽어라, 그리고 세상을 돌아다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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