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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해외진출 절실… 통일법제 준비에도 기여를"

제9회 한국법률가 대회 이모저모

리걸에듀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에는 100여명의 법률가들이 주제발표와 지정토론에 참여해 한국 근대사법의 전개과정을 되돌아보고 우리 사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법률가들은 늘어나는 법조인과 법률시장 개방 문제에 맞서기 위해서는 한국변호사의 해외진출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통일 법제를 준비하는 것도 법률가들의 핵심 책무 중 하나라는 데에 공감했다. 이와 함께 우리 사법제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자소송과 국민참여재판의 강화 등 재판제도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법의 세계화를 위한 변호사의 해외진출=
발제자로 나선 김범수(51·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국민총생산 지수는 약 2배에 달하지만 법률시장 규모는 8배에 달하는 영국의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법률시장 개방으로 해외 로펌의 국내 진출을 걱정할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정부와 변호사단체의 노력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3월 11일 현재 13개 국가, 18개 도시에 총 30명의 한국변호사들이 진출해 있지만 지극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고, 그나마 한국 변호사의 업무 관여 정도도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해당 국가의 법률 서비스 '시장 접근(market access)'과 관련해 정부와 변호사단체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거나 필요한 대내외적 협의를 진행하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법조단체,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1990년 법무부 산하에 '국제 법률서비스 자문위원회(International Legal Services Advisory Council)'를 설치해 호주 변호사의 해외 진출을 포함한 관련 정책의 입안과 필요 제도의 고안, 정책의 수립, 정부 정책에 대한 제안 등을 맡겨왔다"며 "이 위원회와 같은 인적 구성 및 장단점을 잘 검토해 필요한 부분을 취사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외에도 △법률 서비스의 주 수요자인 한국기업과의 연계 강화 △로스쿨에서의 외국어 교육 강화 △외국변호사 자격 소지자의 적극 활용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법의 세계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태은(35·35기) 법무부 국제법무과 검사는 "타국에 대한 법제정비 지원 사업은 해당국과의 정치·외교적 협력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고, 국내 자본이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적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대상국에 대한 시혜적 태도를 배제하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선진국의 전례를 답습하는 수준을 벗어나 외교적·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 분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법률자문위' 설치… 법조인의 해외진출 지원 촉구
통일 후 신속한 사회통합 위한 '특별사법제도' 제시
전자소송·참여재판 강화 등 재판제도 선진화도 필요

 
◇통일시대를 대비한 법률가들의 역할= 법률가들은 우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평화통일, 법치주의,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법권의 독립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통일헌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효원(49·23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모든 국가기관은 소극적으로 통일원칙에 위반되는 사법제도를 만들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통일원칙에 부합하는 사법제도를 구축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부담한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법치주의의 내용인 권력분립의 원칙, 법적 안정성, 신뢰보호의 원칙은 통일과정에서 사법제도를 조정함에 있어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이자 한계를 제시하는 규범적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유고나 쿠데타 발발 등 급변 사태를 대비한 법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인호(40·36기) 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1980년대 대다수의 서구 정치가와 학자들은 남북한의 통일이 동서독의 통일보다 더 먼저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독일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1년이 지나지 않아 통일이 됐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선입견에 따라 어느 하나의 통일 방식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급속한 통일에 대한 대비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통일은 완전히 상이한 법제도와 법적 현실을 통합해 하나의 헌법적 이념에 따라 단일한 국가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법적 쟁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일과 관련된 사항을 효과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통일한국의 사회통합을 신속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상의 사법제도로는 그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특별사법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일관련 사항을 전속적으로 관할하는 특별법원의 설치도 제안했다. 그는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인적 구성에 있어서도 헌법이 규정하는 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에 의해 재판을 받도록 하며, 사법권의 독립이 보장되는 법원으로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특별법원의 근거와 관할권의 내용을 정하는 입법형식과 특별법원의 관할과 심판권의 대상이 되는 '통일사항'의 내용과 범위를 미리 결정하고, 특별법원의 운영과 연계해 특별검찰기구와 경찰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판제도 선진화 위해 노력해야= 법률가들은 우리 사법의 미래는 재판제도의 선진화에 달렸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특히 전자소송과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더욱 확대해 재판제도와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환(54·15기)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전자소송은 종이소송과 달리 구술주의와 직접주의, 계속심리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민사소송 등에 있어서는 변론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자소송제도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해 구술주의와 직접주의, 계속심리주의를 강화하고 토론 또는 세미나식 변론을 활성화하며 법원 및 당사자 등의 증거조사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참여재판은 시범적으로 실시됐음에도 조서재판, 졸속재판의 오랜 관행을 치유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증거에 기초한 재판이 실현되는 등 재판실무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배심원의 결정에 구속력이 없는 점, 실무 운용이 신청사건 중심으로 실시되는 점, 배제결정이 쉽게 허용되는 점 등으로 인해 전시성 제도에 머물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도입을 추진하는 상고법원제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정영환 교수는 "대법원의 독립된 상고법원안은 3심제를 원하는 당사자의 심리와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측면에서 대법원의 사건 폭주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가장 타당한 방안"이라며 "상고법원의 운영에 있어서 상고법원의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법원과 상고법원 사이의 합리적인 관할배분의 문제와 대법원과 상고법원 사이의 사건 이송 원칙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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