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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승·패소 못지않게 중요한 '결과에 대한 납득'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변호사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패소에 따르는 의뢰인의 불만제기이리라. 항상 승소만 하면야 좋겠지만 어디 그럴 수 있는가. 소송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들 한다. 의외의 상황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의뢰인이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거나 부주의하게 빼먹었던 내용들이 상대방을 통해 제기되고 그것이 재판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변호사가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소송 진행 중에 돌발사태가 발생했는데 의뢰인과 아무런 접촉 없이 계속 사건을 진행했다가 패소하게 되면 의뢰인은 변호사에게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변호사는 "사장님이 제대로 설명을 안 해서 그런 거예요!"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의뢰인은 "비전문가인 내가 어떻게 압니까? 중간 중간 필요한 내용들은 나에게 요청을 했어야죠?"라며 항의한다.

의뢰인은 항상 소송의 진행과정이 궁금하다. 하지만 전문가인 변호사에게 맡겨 두었기에 '무소식은 희소식'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랬는데 한참이 지난 후에 "패소했습니다!"라는 통보를 받게 되면(그것도 변호사 사무실 직원으로부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변호사가 패소에 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송이 불리하게 돌아갈수록 의뢰인과 자주 회의를 하라!"

1) 현재까지의 소송경과, 우리에게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의뢰인이 현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거나 입증자료를 찾아준다. 2) 회의를 통해서 의뢰인은 '패소할 수도 있겠구나. 그 이유가 변호사 책임이라기보다는 내 과실 때문이구나'라는 점을 직면하게 된다. 물론 의뢰인들 중에는 끝까지 자기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소송 중간에 사전 예고를 듣게 되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여러모로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3) 재판할 때마다 법정에 의뢰인을 동행시킨다. 재판을 진행하면서 재판장이 툭툭 던지는 말을 들어보면 사건에 대한 유불리가 어느 정도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 내 할 일을 다 하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 이것이야 말로 승소와 패소의 쌍곡선을 달리는 변호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좌우명이리라. 하지만 여기서의 '내 할 일'에는 의뢰인을 상대로 진행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반드시 포함된다.

18년 동안 송무변호사 경험을 통해 느낀 교훈은 소송의뢰인에게 있어 승·패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납득'이라는, 그리고 그 납득은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만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