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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후배 성향을 고려한 업무지시 노하우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법률사무소가 크든 작든 선배 변호사는 후배 변호사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 '로케터'라면 후배 변호사의 '성향'을 고려한 업무지시나 협업요청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노하우를 공자님으로부터 배워보자.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님, 좋은 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그러자 공자는 답했다.
"부모형제가 있는데 어찌 듣는 대로 바로 행하겠는가? 신중해야 한다."
다음에 염유가 같은 질문을 하자 공자가 대답했다.
"들으면 바로 행해야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공서화가 물었다.
"스승님은 왜 자로와 염유가 각자 같은 질문을 했는데도 서로 다른 대답을 하십니까?"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염유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적극으로 나서도록 독려한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적극적이어서 오히려 신중을 기하도록 하기 위해 자제를 시킨 것이다."

논어 선진(先進)편에 나오는 유명한 대목이다.
선배 변호사가 후배 변호사에게 어떤 소송사건의 '준비서면' 작성을 지시한다고 치자. 후배의 성향에 따라 지시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1) A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내가 볼 때 이 사건의 쟁점은 이러저러하니, 이런 목차로 써 보면 어떨까? 내가 목차 초안을 만들어 봤어. 이 목차를 기초로 살을 붙여서 완성해 보자구."

☞ A변호사는 선배에게 지적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적을 받으면 위축되는 내성적인 성향의 소유자이다. 이 경우 선배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잡아주어 후배가 안정적으로 일처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들이 누적되면 후배의 자신감과 쟁점 파악능력은 서서히 높아질 것이다.

(2) B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자네가 논리를 만들어서 한 번 작성해봐. 참! 반드시 6월 10일 오전 11시까지 내게 제출해주게. 마감시간 잘 기억하고. 그 이후에 내게 주면 내가 검토할 시간이 없으니 그 점 명심하고."

☞ B변호사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다보니 마감시간을 넘기는 일이 많다. 이 경우에는 마감시간을 명확히 설정해주고, 그 준수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3) C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서면 작성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목차 초안을 만들어서 나와 상의하자구. 목차를 나랑 확정한 다음에 서면을 쓰는 게 좋겠어. 목차 초안은 내일 오전까지 구상해서 보고하길."

☞ C변호사는 일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아직은 쟁점 파악 능력이 떨어지고 경험도 많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C변호사 스스로 문서의 '완성본'을 작성하려 한다면 시간도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선배가 대폭 수정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배가 '목차를 정하는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목차를 선배가 직접 작성해주면 후배의 업무역량을 키울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목차는 후배 스스로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리더십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풋내기가 지휘하는 사자들은 무섭지 않다. 다만 사자가 지휘하는 양들이 더 무섭다.'
후배들이 양들이라고 낙담해 하지 말라. 여러분이 사자가 되어 양들을 독려하고 성장시키면 될 일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