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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사법연수원 봉사활동 공동체 '나눔'

"달마다 2만원 이상 적립… 행복을 나눠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라면 하지 못했을 거에요. 연수원 생활이 워낙 바쁘고 계속 경쟁을 해야하거든요."

사법연수원 봉사활동 공동체 '나눔'의 44기 연수생 대표를 맡고 있는 김윤지(32)씨의 말이다.

김윤지(사진 가운데) 회장 등 연수원 44기 '나눔' 공동체 집행부 5명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 뒷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수원 39기 처음 결성… 44기 187명 가입
작년 모금액 3600만원 … 고아원 등 지원
일년에 4~5번 정도 직접 봉사활동 참여도

 
 '나눔'은 연수생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모임이다. 회원으로 등록한 연수생들이 달마다 2만원 이상을 후원금으로 적립한다. 현재 주력으로 활동하는 44기가 지난 한해 동안 모금한 금액은 3600여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모인 돈으로 고아원이나 미혼모 후원소, 불법체류자 지원센터 등에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보낸다. 일년에 4~5번 정도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며 힘을 보태기도 한다.

나눔을 처음 결성한 것은 연수생 39기이다. 연수원의 지도를 받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끼리 기수별로 별도의 집행부를 운영하기 때문에 매년 활동 규모가 다르다. 초창기에는 실제 참가자가 10~2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나눔'의 주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44기는 187명이 가입했고 봉사활동 때마다 100명 정도가 직접 참가한다. 44기 입소생이 5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5명 중 1명이 자율적으로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대형 학회나 다름없다.

그러나 연수원에서 일정이나 업무를 대신 관리해주지는 않는다. 보통의 학회처럼 지도교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연수생끼리 알아서 꾸려가야한다. 김씨가 회장을, 손주완(28·오른쪽에서 두번째)씨와 석동우(28·왼쪽에서 두번째)씨가 부회장을, 조유란(28·맨 왼쪽)씨가 반수석총무를 맡고 유은이(27·맨 오른쪽)씨가 회계를 맡았다.

유씨는 "연수생의 자율성이 강조되는 모임이어서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며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던 연수생들이 우리가 미리 준비를 해 놓았다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수생의 봉사활동을 두고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유씨는 "드러내고 싶어서 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다"라며 "고된 수험생활을 끝내고 이 자리까지 온 것에 감사하며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선한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원에서 의무적으로 정한 40시간의 봉사활동 할당량도 있지만 나눔 활동으로 갈음하는 연수생은 없다. 완전히 별개다.

오히려 연수생의 빡빡한 스케줄을 경험한 선배들로부터 "봉사활동에만 집중하지 말고 취업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걱정어린 조언을 듣기도 한다.

김씨는 "취업에는 오히려 불리할 지도 모르겠다"며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연수원 성적이 중요할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나중에 수료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때는 오늘날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도왔던 일들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수료를 한 뒤에도 쭉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