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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변호사 업무의 공익성과 공익의무



변호사의 공익활동

공익활동과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 로펌을 방문한 일이 있다. 이 회사는 개개의 모든 변호사들이 매년 최소 50시간의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법인 차원에서 시간을 넘겨서 이행하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일을 해야 할 변호사가 공익활동을 하게 되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의 경영파트너는 "자신들의 로펌이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가 공익활동의 추구이고, 미국에서 변호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잘하는 것도 공익이기 때문에 공익활동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잘 준비된 답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필자로서는 변호사의 공익활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변호사법에 의한 공익활동 의무

필자가 만났던 미국의 대형로펌의 경영파트너의 말처럼 변호사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공익활동을 찾아서 하는 것은 명예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다. 개인변호사이건, 대형로펌이건, 중소형 로펌이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는 다를지 몰라도 명예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변호사법은 공익활동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법 제27조(공익활동 등 지정업무 처리의무)는 제1항에서 "변호사는 연간 일정시간 이상 공익활동에 종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공익활동의 범위와 그 시행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규정을 보면,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뭔가 변호사가 하는 일 외에 별도의 공익활동이 있고, 무엇이 이러한 것인지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하도록 하고 있다.
명예로운 일을 법에 의해서 강제되어 의무로 이행하는 것은 명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명예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에서 더 커질 수 있다. 의무로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사회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 그것이 명예로운 공익활동이 될 것이다. 부수적으로 공익활동이 금전적인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까지 없어야 명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명예는 타인이 부여한 가치이지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가치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변호사들이 공익활동을 결코 변호사법의 의무를 이행한다는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변호사 업(業)의 공익적인 성격

미국 로펌이 생각하는 공익활동을 보면, 연방대법원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는 사건을 대리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전혀 언론에 알려지지 않는 비영리 기관을 돕는 일, 예를 들어 미국 내 비영리법인 공원재단인 옐로스톤(Yellow stone)과 같은 국립공원을 위해 변호사들이 해당 재단의 법률적 부분에 대하여 무보수로 자원봉사를 하는 것 등 다양하다. 또 공익활동이 반드시 무료상담이나 형사변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미국 로펌의 설명은 공익활동이 반드시 무상(無償)성을 띠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려준다. 이렇게 보면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법이 관계될 수 있는 분야라면 무슨 분야이든 가능하고, 무상인 분야에 제한되는 것도 아니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변호사가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미국 로펌이 취하고 있다는 집중사건처리방식도 참고가 된다. 이 로펌은 만일 특정한 변호사가 50시간 이상의 공익활동을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공익활동위원회에서 법률적인 부분을 포함한 필요성이 있는 특정 사건을 선택하여 집중처리사건(impact case)으로 분류하고, 이 집중처리사건에는 위원회의 결정으로 소속 변호사 중 약간 명을 전담 배치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13년 규정개정을 통해서 로펌의 경우 공익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를 두고, 이 변호사가 사용한 공익사건 처리시간을 다른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서 전문성을 높이고 특정 사건이나 사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변호사의 경우 그 업(業) 자체가 공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에 신뢰를 공급하는 일, 검사의 상대방으로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 최근 검찰에서 하고 있는 피해자 국선제도와 같이 피해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수사과정에서 2차적인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일, 사회적인 민사사건에서 권리분쟁을 조력하여 합리적인 분쟁이 해결되도록 하는 일, 국가나 행정기관을 상대로 하여 부당하게 부과된 행정행위(예를 들어 부당한 과세처분을 취소하도록 하는 일) 등의 모든 일들이 공익적인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변호사의 공익활동에 대한 바른 시각을 정립하기 위해서 노력하여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