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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

인권 운동에 목숨 바친 아버지를 부끄럽게 만든 자녀들

상속싸움에 흑인 인권운동가 킹 목사 유품 법정관리

리걸에듀
진흙탕 상속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녀들 탓에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소중한 유품들이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했다.

20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은 킹 목사의 2남 2녀 중 킹목사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는 막내딸 버니스 킹에게 킹 목사의 성경책과 노벨 평화상을 법원에 넘길 것을 명령했다.

사진=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

법원은 또 이들 유품을 킹 목사의 지적재산권 관리법인인 '킹에스테이트' 명의로 하고, 보관 및 접근 권한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법원이 행사하도록 결정했다. 킹에스테이트는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3세와 덱스터가 공동 대표로 있다.

두 아들은 지난달 버니스와 킹목사기념사업회를 상대로 킹 목사의 성경책 반환과 노벨 평화상 메달의 판매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버니스가 아버지의 모든 유산을 킹에스테이트에 넘기기로 해놓고 두 유품을 몰래 보관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킹 목사의 성경책은 지난해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취임식 선서를 할 때 사용했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버니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두 오빠가 아버지의 유품을 팔아 돈을 챙기려 한다고 비난하며 의절을 선언했다.

킹 목사의 자녀들은 1995년 유산 상속 포기에 합의했지만 2006년 1만 건의 귀중한 문서를 3200만달러에 팔아 나눠갖는가 하면 툭하면 서로 민·형사 소송을 거는 등 유산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다.

2006년 킹 목사의 아내인 코레타 스콧이 사망하고 배우로 활동하던 맏딸 욜란다도 이듬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장남인 마틴과 버니스가 2008년 덱스터를 킹에스테이트의 뱅크오브어메리카 계좌 공금 유용 혐의로 소송을 걸어 공격했다. 덱스터는 "어머니 유산을 빼돌렸다"며 형과 여동생을 맞고소하고 형의 부패 의혹까지 제기했다. 세 사람은 법원의 조정으로 화했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동지였던 마틴과 버니스가 킹목사기념사업회 운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2012년 1월 마틴이 회장직에서 쫓겨나듯 퇴진했다. 자녀들 중 유일하게 목사 안수를 받은 버니스는 이후 킹 목사의 진정한 후계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마틴과 덱스터는 킹 목사가 "내겐 꿈이 있다"고 외친 워싱턴 연설 50주년인 지난해 8월 "아버지의 유품을 빼돌렸다"면서 버니스를 고소했다.

한편 이번 재판에선 재판장인 로버트 맥버니 판사가 킹 목사의 유산을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에 비유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버니스가 유산 매각에 반대하는 것은 코카콜라가 콜라 제조법을 팔지 않으려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던 것이다. 논란이 일자 맥버니 판사는 킹 목사 유품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킹 목사는 미국 흑인 해방 운동의 지도자로 1968년 암살 당할 때까지 비폭력주의에 입각,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시민권을 얻어내기 위한 '공민권 운동'을 주도했다. 196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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