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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변호사의 성공

신림동

많은 고시준비생들에게 신림9동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있는 곳일 것이다. 몹시 피곤한 날 잠이 들었다가 사법시험 발표 전날로 돌아가서 가위 눌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필자는 신림9동에서도 산꼭대기 부근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그래서 가장 저렴한 고시원에서 살았다. 고시원 위는 조금 올라가면 운동기구들이 있었다. 머리가 복잡해서 공부가 되지 않는 날은 산을 올라가서 저 멀리 바라보고 앉아 있거나 무작정 산을 걸으면 머리가 정리가 되곤 했다. 책상 외에 한 몸 누우면 공간이라고는 없고, 얇은 베니어판이나 석고보드로 나뉜 방들 사이에 온갖 소리들이 공유되는 그 숨 쉬기도 어려운 공간에서의 기억이 신림동이라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다.
삶은 미래를 향해서 진행하고,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을 미화시켜서 좋았던 부분을 기억하지만, 왠지 필자의 어느 멋진 날의 하나로 신림동을 기억하기는 어렵다. 겨울이 오면 걸어 내려가는 것보다 마대자루라도 타고 썰매 타듯 내려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고, 여름이면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그 공간 속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였다. 많은 고시생들이 그렇게 보냈을 것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도 사법연수원 마지막 학기에 다시 고시원에 돌아가자, 같이 공부를 했던 분들 중에 아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분들이 사법시험에 되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지 다시 고시원에 와서 이전과 다름없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고시원 아주머니가 보여주셨던 온정은 지금도 기억한다. 뒤에 결혼한다고 아내와 같이 고시원을 찾아가서 인사를 하였을 때 기뻐해주신 아주머니는 자녀가 장애가 있었는데, 자신의 업보를 갚으려면 보시(布施)를 해야 한다며 그래서 고시원을 한다는 분이셨다.

에머슨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

신림동 시절, 힘든 때면 생각했던 시가 있다.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년 5월 3일 ∼ 1882년 4월 27일)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가 그것이다. 지금도 고단한 삶의 하루하루에 지쳐 갈 때, 필자는 이 시를 떠올린다. 몇 년 전에 '판사, 검사, 변호사가 말하는 법조인'이라는 책의 사내변호사 부분을 맡아서 집필할 때, 필자는 이 시를 같이 실었고, 로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학기 종강을 할 때 이 시를 낭송하였다.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하는 것; 현명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나쁜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타인에게서 최상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거나, 조그만 정원을 가꾸거나, 사회 환경을 개선하거나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하고 떠나는 것; 즐겁게 노래하고 웃으며 사는 것; 내가 이 땅에 살았음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To laugh often and love much;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rsons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 to earn the approbation of honest citizen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to appreciat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 to give of one's self;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 to have played and laughed with enthusiasm and sung with exultation;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this is to have succeeded)

변호사에게 성공의 의미

에머슨은 성공이란 나뿐만 아니라 이웃이 한 발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정확하게 시(詩)로 말해주었다. 신림동 시절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등록을 하고 14년 동안 필자는 내가 이 땅에 살았음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런 생각에서 쓰고 있고, 내가 가진 재능이 그 무엇이라도 있다면 그 재능을 최선을 다해서 발전시켜서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위해서 일을 하고 논문을 쓰거나,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하거나 여러 방면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무엇을 하려고 한다. 변호사로서의 성공의 정의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은 변호사가 되려고 마음먹은 이유도 다를 것이고, 변호사가 된 이후에 추구하는 가치도 다를 것이기에 필연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의 독자들도 어떤 성공을 꿈꾸건 간에 시간을 내서 변호사로서의 내가 꿈꾸는 성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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