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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좋은 변호사는 좋은 사람이다

변호사윤리강령과 검사선서에 관한 규정

변호사윤리강령의 내용을 기억하는 변호사가 얼마나 될까. 서초동 변호사회관 회의실에 있는 윤리강령을 보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의 부족함에 기인하지만, 문든 필자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 / 2. 변호사는 성실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명예와 품위를 보전한다. / 3. 변호사는 법의 생활화운동에 헌신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에 봉사한다. / 4. 변호사는 용기와 예지와 창의를 바탕으로 법률문화향상에 공헌한다. / 5. 변호사는 민주적기본질서의 확립에 힘쓰며 부정과 불의를 배격한다. / 6. 변호사는 우애와 신의를 존중하며, 상부상조 협동정신을 발휘한다. / 7. 변호사는 국제법조간의 친선을 도모함으로써 세계평화에 기여한다."
검사에게는 검사선서가 있다. 2009년부터는 "검사선서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어 규정화되었다. 검사로 임관되는 신임검사들이 자신의 검사로서의 자세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자기약속(self-commitment)이다.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이 선서를 드라마 '대물'에서 권상우가 눈물로 읽어내려 가던 장면이 기억난다. 나는 대한민국의 검사다. 그는 이렇게 절규한다. 그럼 대한민국의 변호사는 어떤 변호사인가. 어떤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인가.

팔의론(八醫論)과 최고의 의사 심의(心醫)

조선왕조 세조(世祖)는 '팔의론(八醫論)'에서 의사를 여덟 등급으로 분류하였다. '세조실록'에 따르면 세조가 직접 '팔의론(八醫論)'을 지었다고 하는데, 곰곰이 생각할 점이 있다. 세조는 그 글에서 의원은 그 자질로 보아 심의(心醫), 식의(食醫), 약의(藥醫), 혼의(昏醫), 광의(狂醫), 망의(妄醫), 사의(詐醫), 살의(殺醫) 여덟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최고의 의원은 심의(心醫)인데,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기(氣)를 안정시켜 병을 치료하는 의사이다. 병증뿐만 아니라 병의 원인이 되는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근치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먹는 것까지 잘 조절시켜 병을 치료하는 식의(食醫)다. 히포크라테스도 약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하니 그런 취지인 것 같다. 지나치게 먹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약만으로 병을 치유하겠다고 하면 이것은 식의가 아니라고 하였던 바, 오늘날의 의료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등 의사가 약의(藥醫)다. 단지 약방문에 따라 약을 쓸 줄은 알지만, 그 이상은 하지 못하는 기술자이다. 그래도 약의(藥醫)까지는 좋은 의사(良醫)로 분류된다. 나머지 다섯 종류의 의사는 나쁜 의사(惡醫)에 속한다. 넷째인 혼의(昏醫)는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의사가 먼저 당황해하고, 긴급조치를 취할 방도를 모르는 의사이다. 다섯째 광의(狂醫)는 환자를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약(藥)과 침(針)을 쓰면서도 자신의 기술을 만연히 믿고 치료를 남발하는 의사이다. 여섯째 망의(妄醫)는 목숨을 건질 약이 없거나, 병자와 같이 의논하지 않아야 할 사항도 함부로 말하여 환자를 더 심한 고통에 빠지게 하는 의사이며, 일곱째 사의(詐醫)는 사실 온전히 의술을 알지 못하면서도 의사로서 행세하는 자이다. 마지막으로 살의(殺醫)는 자기만 옳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을 그르다고 여기어 능멸하고 거만하게 구는 무리로써 마땅히 자기 한 몸은 죽을지언정 다른 사람은 죽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 하였다.

좋은 변호사

의사도 심의가 아니라, 살의가 되어야겠다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첫날부터 생각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검사도 검사선서를 하는 첫날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면, 대한민국의 검사로서 정의감으로 가득 차 선서의 모든 문장이 가슴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자 있다면 잘못된 직업을 택한 것이다.
변호사도 이와 같다. 필자는 변호사 윤리장전의 내용이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업의 본질은 같다. 양의가 되려면 갖추어야 할 전문성, 윤리성, 자기수양과 환자와 사회를 바라보는 마음가짐,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좋은 변호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소설 동의보감' 속 유의태가 허준에게 가르쳤던 것처럼 우리는 좋은 변호사를 양성하여야 한다. 결국 좋은 변호사는 좋은 사람이다. 그래야 변호사가 사람을 기망하고 죽이는 자격이 아니라, 사람을 돕고, 마음을 치유하는 자격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변호사와 변호사가 되려는 자는 일을 하는 중이건, 일상생활 속에서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