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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우문현답(愚問賢答) vs 우문현답(愚問現答)'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최근 변호사 30명 규모의 어느 법무법인 워크샵에 강연자로 초대되어 갔다. '고객을 대하는 변호사의 자세, 변호사의 마케팅'에 대해 1시간 반 동안 강연을 마치고 나니 대표변호사께서 한 가지 질문을 하셨다.

"좀 어리석은 질문(우문 ; 愚問) 하나만 할게요. 아까 강의 중간에도 언급이 있었지만, 우리 같은 중소형 로펌이 대형 로펌에 대응해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나는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① 고문기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그 자리에서 현업 담당자들의 고충을 들어주면서 잠자고 있던 문제들을 발견하여 소송화시킨 사례

② 법무 담당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직접 최고경영자(CEO)를 만나서 사건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난처한 입장을 해결해 줌으로써 법무 담당자와 좋은 관계를 맺었고, 그로 인해 그 회사와의 관계가 돈독해진 사례

③ 계약서 검토 의뢰를 받은 뒤, 단순히 검토 의견서만 보낸 것이 아니라 계약서 최종본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그 회사를 방문하여 계약과 관련된 임원들에게 계약 내용을 일일이 짚어 주었기에 결국 고문계약을 이끌었던 사례

④ 사건 수임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대표이사 앞에서 피티(PT)를 하겠다고 법무팀을 설득한 다음 대표이사 이하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PT를 해서 수임한 사례 등을 예로 든 후 "제 생각에는 작은 로펌일수록 의뢰인 회사를 직접 방문해서 CEO를 직접 만나고 현업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적극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적극성을 보일 경우 의뢰인은 어느새 변호사의 팬(Fan)이 되더군요"라고 말씀드렸다.

"아까 대표변호사님께서 제게 어리석은 질문(우문 ; 愚問)을 하신다고 했는데, 사자성어 중에 '우문현답(愚問賢答 ;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하게 답한다)'이라고 있지요? 저는 이렇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우문현답(愚問現答)', 즉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는 현장(現場)에 답이 있습니다. 현장주의를 지향하는 변호사야 말로 미래형 변호사라 생각합니다."

실제 의뢰인 회사를 찾아가보자. 설명만 듣거나 문서로만 보던 의뢰인 회사 공장을 직접 보고, 근로자들이 흘리는 땀을 보자. 그러면 그들이 소송을 통해 받아내려고 하는 5000만 원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낄 수 있다. 정말 받아내야겠구나라는 마음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고 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도 있다.

상대를 알려면 상대를 제대로 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가 있는 그 곳을 직접 찾아가서 오래 봐야 한다. 그 뒤에 내 마음에 자연스레 퍼지는 '애정'으로 의뢰인과 사건을 대한다면 어느 의뢰인이 감동하지 않겠는가.

전문화와 규모로 승부하는 대형로펌을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로케터(Lawketer)가 되어 현장을 누비자.

'우문현답(愚問賢答) -> '우문현답(愚問現答)'

나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