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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변호사 윤리는 법인가, 도덕인가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

변호사의 의무 중에 품위유지의무가 있다. 변호사법 제24조는 품위유지의무 등이라는 표제 하에 '변호사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제91조 제2항 제3호는 변호사가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징계사유가 된다고 규정한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회칙이나 여러 규정들을 살펴보면, 품위유지의무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이는 규정들이 있다. 예를 들어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윤리규칙 제2조를 보면 변호사의 기본윤리를 선언하고 있는데, 제1항은 변호사는 권세에 아첨하지 아니하고 재물을 탐하지 아니하며 항상 공명정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항은 변호사는 명예를 존중하고 신의를 지키며 인격을 도야하고 지식의 연마에 힘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윤리규칙은 회칙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므로 윤리규칙에 위배할 경우에는 변호사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종합하면, 예를 들어 변호사가 재물을 탐하거나, 지식연마에 힘쓰지 않으면 윤리규칙 위반이 되고, 그 경우 회칙위반이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된다.
재물을 탐하는 것을 금하는 제1항의 의무와 제6항의 사생활에 있어서도 호화와 사치를 피하고 검소한 생활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를 연결하여 보면, 변호사는 생활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를 잘 알 수 있다. 필자가 회의석상에서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 조항은 일반규정이므로 그 적용은 매우 엄격하게 하여야 한다고 의견을 말씀드리자, 변호사는 선비로서 애초부터 행동에 조심하여 오해를 살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들은바 있다.
우리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는 다른 나라와 같이 법과 도덕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오히려 도덕률(道德律)에 가깝다. 도덕을 들어 변호사법에 의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도덕률을 법으로 끌어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변호사법의 태도

우리 변호사법과 유사한 점이 많은 일본 변호사법 제15조도 변호사는 공서약속에 반하는 사업 기타 품위를 손상시키는 사업을 영위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스스로 영위하거나, 변호사의 명의를 사용하여 영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러한 예로 드는 대표적인 영업이 변호사가 고리대업을 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다만 일본의 윤리규정에서도 구체적으로 공서양속에 반하는 사업을 열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우므로 고리대를 예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업의 형태, 변호사의 관여정도, 보수의 다과 및 사회적 영향 등을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살펴 사회통념에 비추어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 일본 변호사법은 제16조에서도 "변호사는 스스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영위할 때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업무를 영위하는 자의 이사, 집행임원 기타 업무를 집행하는 임원 또는 사용인이 될 때에는 영리를 추구하는 것에 얽매여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하여 보아도 규정상 우리 변호사법과 협회의 규범이 더 도덕률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변호사의 윤리와 공직자의 윤리
변호사의 윤리성은 공무원의 그것보다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은 이러한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규칙의 태도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변호사의 윤리를 변호사도 호구(糊口)를 하여야 하는 생활인이라는 점을 들어 낮추어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한편 생각하면 공무원은 청렴성을 요구하지만, 공복(公僕)이라고 하여 직업공무원제 의해서 그 신분을 보장하지만, 변호사는 이와 같은 보장은 없고, 윤리성만 높으니 변호사가 된다는 것의 무게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변호사는 사적인 영역에 있으면서 공적인 역할수행을 기대 받고 있다.
필자가 사법연수원을 다니던 시절, 연수생에게 급여를 주는 것을 두고 정부에서 왜 변호사가 될 사람들에게 세금을 쓰는가 하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판사나 검사를 하는 사람들이 주류이고, 일부 변호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에는 모르겠지만, 변호사에게 왜 나랏돈을 줘서 연수를 시키느냐는 비판일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는 그 역할이 공적 직무여서 나랏돈을 쓰는 것이 결코 이상하지 않다. 그것이 대륙법적인 시각임은 독일이 변호사 보수의 하한을 정하여 그 이상을 받도록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최근 독일에서는 변호사 보수의 하한이 너무 낮아 이를 높여서 변호사의 공공성을 담보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전개되고 있고, 정부와 의회도 긍정적이어서 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다.
결국 변호사는 정부 공공기관에 의해서 고용되거나 종속되지 않음으로써 민(民)의 편에 서서 민주주의(民主主義)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하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직역이다. 이것이 변호사가 품위유지의무를 포함하여 공무원이나 부담하여야 할 고도의 윤리성을 요구받고 있는 이유다. 변호사 제도가 무너지면, 민주주의의 한 축이 무너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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