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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변호사의 필수덕목

경제학자 마샬(Marshall)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Wealth of Nations)'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 영국의 철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이후 영국경제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경제학자가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 1842. 7. 26. ~1924. 7. 13.)이다. 마샬이 살았던 시기는 영국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통해서 세계 최강국이 된 이 시기의 영국은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농촌이 기업화되면서 빈농이 농촌을 떠나 도시 빈민화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산업혁명기의 영국을 이해하려면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1938년 작품)를 보면 된다. 1834년 신빈민구제법(The New Poor Law) 시행 이후 런던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왜 사익스는 도둑놈이고, 페이긴은 장물아비이며 소년들은 소매치기이고 여자애는 창녀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묘사한다. 부자들은 가난은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회구조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1885년 케임브리지의 교수 취임 강연에서 경제학자는 마샬(Marshall)은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설파했다. 필자는 마샬이 경제학도들에게 이 말을 한 의도는 경제학을 배운다는 것은 냉철한 이성으로 경제의 현상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숨은 논리를 파악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따듯한 가슴으로 사회에 미치는 경제현상의 저변을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한다.

차가운 머리와 따듯한 가슴을 가진 변호사

변호사가 주는 이미지는 똑똑하기는 한데, 뭔가 가까이 다가서기는 어려운 그런 사람들로 인식이 되었고, 사회는 변호사의 세상을 그들만의 리그라고 취급하며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공격적인 비판을 해왔다. 변호사와 관련된 이미지의 하나로 변호사의 악덕(惡德)이 있다. 영화 '대블스 애드버킷(Devil's Advocate)'에서 볼 수 있듯이, 변호사, 특히 형사변호사는 악덕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되어왔다. 돈만 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고용된 총잡이(hired gun)라는 표현을 변호사들조차도 그러한 조소(嘲笑)가 자신들에게 미칠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쓰고 있다. 그리고 종종 그 총구는 변호사들을 향해왔다. 그래서 천국과 지옥의 법정 분쟁에서는 천국이 패소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사회구성원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의 이미지는 돈만 아는 변호사이다. 변호사 옆집에 사는 사람이 이웃에 사는 변호사에게 문제를 따지러 갔더니 변호사가 열심히 이야기를 듣고 문제점을 시정하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 배상하여 주기로 한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자문료로 달라고 하는 청구서를 보냈다는 농담은 변호사의 이미지를 돈과 결부시키고 있다. 이 모든 농담의 근원은 미국인데, 한국 변호사도 같은 부류로 정리되고 있다.
로스쿨 시대가 되면서, 변호사는 드물게 보는 이웃이 아니게 되었고, 이제는 집안에 변호사 한, 둘은 친척이 있는 그런 상황이 되었다. 변호사는 선별된 일부가 아니라, 우리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이웃이 되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들의 리그에서 그들만의 성채에 살던 시대와 달리 좋은 이웃이 되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변호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 무엇일까. 필자는 차가운 머리와 따듯한 가슴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의 필수덕목

인간학으로서의 법학이 요구하는 변호사는 인간을 이해하는 변호사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이웃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는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다원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기본적인 덕목이다. 변호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경제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내어놓아야 하는 경제학자와 유사한 면이 있다. 경제학의 아버지인 아담 스미스가 근본에서 도덕철학자였다는 점은 경제학의 기층을 보여준다. 아담 스미스는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경제적인 인센티브에 반응하며, 이런 인간들이 모여서 최대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분업이라는 모습을 취하고,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하는 것, 그 결과 각자의 이익추구가 전체적으로 공동의 선을 이루도록 하는 것을 생각하였다.
변호사도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설계된 제도에 따라 반응하게 되는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구성원들의 총합으로서의 최대행복을 달성할 수 있는 제도를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이해의 근원은 바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냉철한 머리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서, 변호사들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서 어렵다고 세상이 가진 이미지에 근접하는 사건들이 생기고 있다. 변호사와 변호사가 소송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변호사만 공격하는 상어(Shark) 변호사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럴수록 중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잘 매뉴얼화 된 윤리규범과 바탕이 되는 변호사의 덕목이 준비되고, 강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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