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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전문성 쌓고 싶어 하는 후배에게

전문성 어떻게 쌓나

후배변호사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중의 하나가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하는 것과 어떤 분야를 전문분야로 하면 좋을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이런 경우 마음속에 두고 오는 것이 대학교의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을 진학하는 것이다. 전문분야라는 것을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것이 대학교에서 어떤 전공분야의 공부를 하는 것이니 이런 질문에는 긍정적인 방법이라고 답을 하지만 사실 이 방법이 변호사의 전문성을 쌓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우선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슨 전문성을 쌓으려고 하는가. 변호사의 전문분야라는 것을 특정한 법의 영역, 예를 들어 공정거래법이나 지적재산권법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분류가 말해주는 전문성은 일부분일 뿐이다. 예를 들어 법정에서의 송무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은 오히려 소송경험과 절차법과 증거법적인 점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될 것인데, 이 때 공정거래분야를 전문적으로 하는 송무변호사라는 말을 하려면 양자가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자문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의뢰인이 질문하는 바에 대한 답을 공정거래법만 가지고 답을 줄 수 있으면 좋지만 관련되는 분야들이 결합되어 답을 주어야 하는 경우들이 오히려 다수이고, 이런 경우 "나는 공정거래법만 안다"고 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니 오히려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대형화된 로펌에서는 각자의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고, 이런 전문분야의 복수의 전문가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전문분야에 기초한 답을 하고, 이를 취합하여 의견서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는 취합을 해야 한다. 단독개업 변호사의 경우나 중소규모 로펌의 경우에는 종합적 이해의 필요성이 더 크다.

변호사로서의 전문성

변호사와 법학자는 요구되는 전문성 내지 스킬(skill set)에 차이가 있다. 법학자도 특정한 분야, 예를 들어 특허법에 대해서 책을 쓰고, 연구를 하고 이를 통해서 전문성을 가지게 된다.
연구하는 분야가 학문적인 성격이 있다는 점에서도 구별할 수 있지만, 학자 중에서도 매우 실무적인 분야의 연구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연구주제만으로 구별하는 것은 타당하기는 어렵다. 변호사 중에서도 연구자로서 훈련을 받고, 기초분야에 가까운 주제를 공부하면서, 실무와 학문을 결합하여 실무적인 해결책을 연구자가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말하자면 연구자로서의 법학자는 연구 분야에서, 변호사는 적용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적용 분야에서의 변호사의 전문성은 경험과 도제식의 교육을 통해서 배워지는 면이 많으므로 법과대학에서 학위를 따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변호사는 스스로가 경험으로 배울 수 있지만, 선배변호사를 통해서 전수되고, 배워나가는 전문성은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쓰기는 어려운 사항들까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학문적인 공부만으로는 체득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저년차 변호사들일수록 필자는 우선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열심히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변호사 중에서도 연구자도 나와야 하고, 점점 복잡하여지는 법률관계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역량을 통해서 자신의 전문성을 나타낼 수 있는 변호사도 나와야 하지만, 법리적인 부분이 새롭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 결과를 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유사한 사건처리에서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변호사

독일에는 전문변호사제도(Fachrechtsanwalt)가 있다. 일정한 요건을 구비하여, 전문분야를 등록하고, 이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변호사의 전문성을 의뢰인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재 20여개 분야에서 이런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제도는 의뢰인으로 하여금 전문분야를 파악하게 하여 많은 조사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쉽게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의 전문분야를 등록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정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은 의사의 전문의 제도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전문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한편 전문성은 본질적으로 전문적 근시안(專門的 近視眼)을 낳게 될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전문의도 필요하지만, 일반의와 전문의의 전문의도 필요한 것처럼 변호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새로 법조계에 진입하는 변호사들에게, 그리고 저 연차 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스스로를 특정한 영역에 가두지 말고 다양한 영역에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에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명한 독자들이 이 글에서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이라는 단어와 법영역에서의 전문성이라는 2가지 의미로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니, 혼동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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