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방법원, 가정법원, 행정법원

보험모집인이 빼돌린 보험료, 보험사도 책임져야

보험모집인 고객 돈 사취, 보험사도 책임
"변액연금 가입해주겠다" 속여 보험사 몰래 21억여원 가로채
중앙지법 "보험 모집행위처럼 보여… 삼성생명 20% 배상해야"

보험모집인이 보험상품 가입을 빙자해 고객의 보험료를 가로챘다면 보험사가 고객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71)씨는 2001년 12월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삼성생명 소속의 보험모집인 B씨로부터 "VIP 회원으로 선정됐다. 노후 연금목적으로 안정적 자산을 불려주는 변액연금 상품이 있는데 나에게 돈을 주면 상품에 가입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B씨는 삼성생명 본사와 팀장이 관리하고 자유롭게 넣고 찾아 쓸 수 있으며 언제든지 혜택이 좋은 상품으로 변경도 가능한 변액연금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의 말을 믿고 보험 가입을 위해 즉석에서 400만원을 줬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월까지 88회에 걸쳐 적게는 100만원부터 많게는 2억4700여만원까지 합계 21억9700여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처음부터 받은 돈을 보험료로 낼 생각이 없었던 B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A씨는 보험사기를 배상하라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박이규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삼성생명은 A씨에게 4억3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는 보험상품 가입 등을 빙자해 보험료 명목으로 편취했다"며 "B씨의 행동은 보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해 마치 그 모집 행위 범위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삼성생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정상적인 보험거래와 달리 보험가입청약서를 작성하거나 보험증권을 받지 않은 점, 10년이 넘게 돈을 건네면서 수기로 작성된 모집인 B씨 명의의 영수증만을 받은 점, 구체적인 범행 경위나 거래 규모에 비춰 요구되는 A씨의 주의의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삼성생명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