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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

'노부모 안 찾아가면 처벌'… 중국판 효도법 논란

1일 노인권익보장법 발효… 행동 기준, 위반시 처벌 기준 없어
첫 사건서 법원 "최소 두 달에 한번 찾아가 문안하라" 판결
인터넷에는 부모 문안 대행 서비스도 등장

미국변호사
중국에서 '늙은 부모를 자주 찾아가 뵙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내용의 노인권익보장법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나 자주 부모를 방문해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하는지, 위반시에는 어떤 처벌이 내려지는지 등에 대한 수범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부모 문안 대행 서비스'까지 등장해 이른바 '중국판 효도법'을 둘러싼 논쟁이 대륙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노인들의 생활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으로 노인권익보장법을 개정해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법은 60세 이상 부모를 둔 자녀는 부모에게 정신적·금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노부모와 분가해 사는 자녀들은 자주 부모님 댁을 방문해 안부를 물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부모 봉양을 피하기 위해 유산 상속권을 포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직장 등의 문제로 노부모와 멀리 떨어져 사는 직원에게는 고용주들이 20일의 가족방문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인권익보장법이 발효되자마자 관련 송사가 제기돼 법원이 첫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남부 도시 우시(無錫)의 베이탕(北塘)구 인민법원은 지난 1일 77세 할머니 추(儲)모씨가 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노인권익보장법을 적용해 "딸과 사위는 두 달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추씨를 방문하고 단오와 중추절, 국경절 같은 국가 공휴일에도 두 차례 이상 추씨를 찾아가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딸과 사위가 판결을 따르지 않을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추가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구류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고했다. 추씨는 딸이 지난해 9월 이후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 등에는 부모를 대신 방문해 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가격은 보통 방문 시간당 20~30위안(우리돈 3800~5600원)이지만, 거리가 먼 곳은 이틀간 방문하는데 3000위안(56만원)을 내야 한다.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도시화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붕괴된 전통 가족 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도덕적 가치를 법으로 강요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는 비판도 거세다.

중국노인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1억9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8%에 달한다. 올 연말까지는 2억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전체 노인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6200만명이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독거 노인이며, 이들 독거 노인 중 5분의 1이 최저빈곤층의 삶을 살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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