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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연수생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엄정히 처리' 의견서

"공무원 신분으로 부적절"
"징계사유로 보기 어려워"
사법연수원, 사실 파악나서

사법연수생 95명이 지난 4일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에게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을 엄정히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사법연수원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공무원 신분인 사법연수생들이 집단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에 관한 의견을 표시한것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수생들은 의견서에서 "이 사건은 결코 선처돼서는 안 될 매우 중대한 헌정파괴 범죄임을 감안해 우리 사법체계가 상정하고 있는 합당한 처단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힘써 주기 바란다"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엄정한 공소유지를 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5일 "의견서 제출과 관련해 내용과 제출 경위, 의견 수렴 과정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법 제66조는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수사 중이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연수생이 의견을 모아 집단의사 표시를 낸 것은 공무원 신분에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사법연수생들이 정치적 사건에서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사례로는 10년 전인 2003년 11월 이라크 파병반대 연대서명 및 의견서 제출 사건이 있다. 당시 연수생 500여명은 "이라크 파병결정은 위헌임과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의견서 제출을 주도한 연수생 1명이 3개월의 감봉조치를 받았고 18명은 서면경고 및 구두주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의견서 제출은 과거 이라크 파병반대 의견서 제출 사건과는 달리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 제출은 과거 이라크 파병반대 건과는 사안이 다르다"며 "이라크 파병반대 의견서 제출은 통치행위에 대한 것으로 정치색이 강했던 반면 이번 사건은 예비법조인으로서 엄정히 수사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징계사유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언론에 보도돼 집단적으로 보이는 것이지 연수생들이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진 것이 아니라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사법연수생이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는 신분이라는 점에서는 단체행동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단순히 철저한 수사만을 촉구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아 심각하게 징계를 한다거나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