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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고객은 감정적인 이유로 선택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갖다댄다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K사의 김효원 차장(40세, 여)
효원씨는 여러 해 동안 V사의 GTI 모델 차량을 원했다. 효원씨가 그 차를 갖고 싶은 데는 무엇보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원인 제공을 했다. 그녀의 친구는 얼마 전 남편으로부터 V사의 비틀을 선물 받았는데, 만날 때마다 그 차를 끌고 나와 자랑을 하는 통에 속이 쓰렸다.
효원씨는 올 해 부장으로 승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만약 승진을 하면 자신에게 GTI를 꼭 선물로 주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다. 효원씨의 남편은 극도의 실용주의자. 남편은 10년째 구형 소나타모델을 몰고 다닐 정도. 아마 효원씨가 외제차를 산다고 하면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연말 인사발표. 효원씨는 드디어 부장으로 승진했다. 그 동안 회사생활에 헌신한 보람도 느껴졌고 자존감도 충만했다.
효원씨는 평소 봐두었던 폭스바겐 전시장으로 달려가서 꿈에도 그리던 빨간색 GTI 모델을 할부로 구입했다. 전시장을 나와서 차로에 접어든 GTI. 승차감이 끝내줬다. 그래, 바로 이 기분이야. 그런데, 그 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아. 남편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 남편의 화난 얼굴이 눈에 선했다.
'내 친구가 V사 비틀을 타고 다닌단 말예요. 학교 때 나보다 공부도 못했던 애가' 라고 말하는 건 웃긴 핑계다. '나 승진 했으니 이 정도는 사도 돼요!'라는 핑계도 너무 감정적이다.

효원씨는 좀 더 논리적인 핑계를 곰곰이 생각했다.

첫째, 이제 중견간부가 되었으니 만나는 고객들의 위치도 상승된다. 때로는 고객들을 내 차에 모실 경우도 있는데,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회사의 체면이 깎이지 않는다.

둘째, 전적으로 신뢰가 가는 고장 없는 튼튼한 차가 필요하다. 여성으로서 갑자기 모르는 곳에서 차가 퍼지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V사 차 정도는 돼야 한다.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 외에도 ① 기본 유지비는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다, ② 아이들이랑 주말 여행 갈 때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등등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여러 가지 논리적인 이유가 떠올랐다.

효원씨는 지극히 감정적인 이유로 차를 샀다(친구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과 자기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마음). 하지만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얼마든지 다양한 '논리적'인 이유를 댈 수 있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선임함에 있어서도 감정적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변호사의 공감섞인 대응이 의뢰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일단 선임을 한 후에는 이를 정당화할 논리적인 근거를 찾은 다음 갖다 붙일 수 있다.
"봤어? 그 변호사는 변호사회 임원이더라구. 분명 영향력이 클거야"
"그 변호사 사무실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 같아. 믿음이 가."

고객을 대할 때 우리가 고객에게 경청하고 그들에게 집중해서 인간적인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