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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사내변호사

LG그룹의 대학생 저널 '인간존중'

지난 겨울에 아들과 함께 경주 여행을 했다. 여행 중에 국립 경주박물관을 갔다가 신라의 웃는 얼굴 무늬 수막새를 보았다. 수막새라는 것이 목조건축 지붕의 기왓골 끝에 사용되었던 기와이니, 경주 사람들은 웃는 얼굴 무늬의 기와를 얹어 집을 짓고 산 것이다. 기와를 통해 웃을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신라 사람들의 생각이 놀랍다. 신라의 웃는 얼굴 무늬 수막새는 원래 일제강점기였던 1934년 경주의 한 고물상에서 당시 경주에 살던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라는 일본인 의사가 구입했던 것을 1944년 다나카가 일본으로 돌아갈 때 갖고 갔으나 경주박물관의 노력으로 1972년 10월 다나카가 직접 박물관에 찾아와 기증하여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온화하지만 익살스러운 미소는 안동하회탈에서도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미소이다.
개인적으로 이 수막새를 보면, LG그룹이 둥근 원 속의 LG를 형상화한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 필자는 '인간존중'이라는 대학생 저널의 LG 대학생 명예기자를 했다. 구본무 회장님은 바쁜 중에도 대학생 명예기자들과 자리를 같이 해서 본인이 준비한 마술을 보여주었다. 뒤에 필자가 사내변호사가 된 것은 구회장님의 마술이 영향을 미친바가 있었을 것이다. 병에서 손수건을 밖으로 낸 구회장님의 마술은 기업에서 일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필자의 생각을 학교 밖으로 이동시킨 마술이었던 것이 아닐까. 유일한 대학원생 기자였던 필자에게 그날 구회장님께서 졸업 후 LG에서 일했으면 하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뒤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삼성그룹의 사내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구회장님을 모실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사내변호사는 누구인가

필자가 사내변호사가 되었던 2000년 당시를 돌아보면 사내변호사라는 개념이 없었다. 당시 신문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삼성에서 사내변호사를 뽑았고 사법연수원 출신들이 삼성그룹에서 일하기로 했다는 것이 신문기사가 되던 시절이다. 사법연수원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해서 붙였던 강연제목은 '그래서 그들은 기업으로 갔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존 그리샴(John Grisham)의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라는 책에서 제목을 가져왔었다. 사내변호사로 간다는 자체가 궁금증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 때로부터 만13년이 지난 지금 사내변호사는 2013년 현재 한국사내변호사회의 회원인 변호사만 해도 1000명이 넘는 엄청난 증가가 있었다. 삼성의 경우에 2013년 한해에만 19명의 변호사가 추가로 채용되었다고 들었다. 폭발적인 증가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내변호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일본에서 쓰는 표현인 조직 내 변호사와 비교하여 보면, 사내변호사는 조직 내 변호사 중에서 공기업이나 사기업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실제 한국사내변호사회의 구성원들을 보면 이러한 관점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변호사법이 전혀 별도로 규율하고 있지 않은 사내변호사는 겸직허가를 통해서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사내변호사는 기업의 근로자인데, 변호사는 자유직업성, 독립성,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직업이라는 점과 비교하여보면 전형적인 변호사와는 다르다. 독일의 경우에는 사내변호사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사내변호사와 외부변호사를 구별하는 것에서 나아가서, 변호사이면서 사내변호사로 일하는 경우와 변호사 자격은 있지만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자격만 가지고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까지 구별을 하고 있다.
현실에서 사내변호사들의 업무를 보면 대부분 소속회사의 법무실, 준법경영실 등에 근무하면서 회사 업무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률문제에 관한 검토 및 법률자문, 계약서 등 법률문서의 작성 및 검토와 소송사건 등에 관한 법률검토, 소송업무의 직접 수행, 소송업무의 외부 위임과 그 감독(소송관리)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아직 사내변호사는 외부변호사와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면서 단지 회사의 내부에 고용형태로 있다는 점이 외부변호사와 구별되는 단계로 보인다.

사내변호사의 미래

미래의 사내변호사는 현재와는 다른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사내변호사들은 더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것이고, 법률사무가 아닌 업무도 변호사로서 훈련을 받은 법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사내변호사는 업무에서 외부변호사와 다른 역량이 요구된다. 특히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외부변호사에 비하여 높은 수준으로 요구된다는 점은 외부변호사와 사내변호사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의 하나이다.
그리고 위임관계가 아닌 고용관계에 기초한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라는 것은 변호사 제도가 직면하는 새로운 문제로써 기존의 변호사 제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로서의 사내변호사와 근로자로의 사내변호사라는 이중적 지위에 대한 고려가 사내변호사와 관련된 논의에서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어느 경우이건 사내변호사가 전체 법조에 미치는 영향을 커질 것이고, 이들의 업무를 어떻게 정리하는가에 따라서 법조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앞으로 법조의 사내변호사에 대한 고민이 더욱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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