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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우리나라에는 몇 명의 변호사가 적정한가

모딜리아니-밀러 정리

기업은 자본과 부채를 어떤 비율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가. 사람들은 부채는 나쁘고 자본은 좋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자본만으로 돈을 하나도 빌리지 않고 회사를 할 수 없으니 양자를 적절하게 섞으면 최적의 자본구성이 될 것이라고 보고 그 황금비율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1958년 모딜리아니라는 학자와 밀러라는 학자가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다소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주장인즉, 어떤 기업이든 기업의 시장가치와 평균 자본비용은 자본구조와 독립적이다.(제1정리) 세금을 고려하는 경우에 부채를 진 기업들은 세금 감면 혜택이 있기 때문에 부채가 많은 기업일수록 가치가 높다.(제2정리) 이들의 주장을 모딜리아니-밀러 정리(Modigliani-Miller theorem, 흔히 MM 이론)라고 한다. 이 주장에 의하면, 기업이 자금조달을 부채로 했느냐, 주식발행으로 했느냐 하는 금융방법 그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가지 금융방법이 마찬가지인데 법인세를 감안하면, 돈을 빌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기업경영행태인데, 심지어 돈을 빌리는 것이 좋다고. 그리고 양자를 섞은 최적의 비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오히려 부채가 100이고 자본이 0인 기업과 같은 극단적인 자본구성이 가장 바람직한 구성일 수 있다고. 그런데 실제로 기업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딜리아니-밀러 정리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만큼이나 위협적인 것이 파산위험이고, 부채비율이 과도해지면 원자재 거래도 어려워져서 경영자체가 불가능해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많을수록 좋다

사람들은 변호사가 많아져서 경쟁이 되면 서비스 질도 좋아지고 수임료도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변호사 시장의 문제점은 완전경쟁시장과 달리 변호사 선발이라는 수급제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로스쿨 제도도 도입하고,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높여서 많은 변호사를 선발하고, 그러면 경쟁이 치열해져서 변호사들의 질도 좋아진다. 그러면 국민은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변호사의 전문성과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의 문제를 연결하면, 변호사 수는 많을수록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양돈업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 양돈업자를 자격증을 부여하여 제한하는가. 전문성이 문제라면 양돈업자도 자격증을 부여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양돈학개론, 양돈용 사료 총설 등 시험을 봐서 합격한 자만 양돈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주장을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변호사의 본질은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사회적 자본 생산자다. 사회적 자본을 생산하는 변호사가 스스로 상인이 되겠다고 하고, 그래서 자신의 돈 벌이를 위해서만 일을 하게 되면 시장에 공급되는 신뢰가 저질이 될 것이다. 이 문제는 변호사 징계를 강화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물론 변호사징계를 통하여 걸러낼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변호사의 질 저하와 공급되는 사회적 신뢰자본의 저하는 징계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정 변호사 수는

이런 점에서 적정한 변호사 수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우리가 이를 정확히 보여줄 수 없을 뿐이다. 이 수를 계산하면서 흔히 범하는 오류가 암수(暗數)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2012년 6월 24일자를 보면 "통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암수(暗數,dark figure)의 문제다. 말 뜻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숫자가 존재한다. 살인사건 발생건수 같은 통계는 근거(시신(屍身)가 있어 거의 실제와 일치하지만, 성추행 같은 것은 보고된 숫자보다 실제 건수가 훨씬 많을 것이다. 수치심이나 도덕적 가치와 관련된 통계는 대부분 이런 영역에 속한다. 그렇지만 국가통계에서도 오류가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이 2006년 발표했던 인구 추계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들이 대거 누락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에 따른 외국인의 유입 증가라는 변수를 빠뜨려 미래 인구 전망치에 50만명 가까이 차이가 생겼다. 그동안 이 인구통계를 갖다 쓴 정책들이 제대로 돌아갔을 리 만무하다."라는 기사가 있다. 암수를 고려하지 않으면 통계를 이용한 정책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변호사가 해야 할 일을 나누고 있는 인접자격들, 예를 들어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등을 고려하지 않고, OECD 국가 간 국민 1인당 변호사 숫자를 제시하면서 변호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통계를 목적을 위하여 쓰는 것이다. 또 하나 암수(暗數)는 바로 법률시장개방으로 인해서 추가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변호사들이다. 이러한 요인들을 무시하고, 변호사 수를 무작정 늘리게 되면, 변호사가 가지는 사회인프라로서의 기저가 무너지게 된다.
변호사 수에 대한 문제를 변호사단체가 제기하면 무조건적으로 밥그릇 챙기기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사실 자신이 공기처럼 도움을 받고 있는 변호사가 제공하는 신뢰라는 대기의 질을 나쁘게 하는 자해행위이다. 이는 의사를 무조건적으로 늘리면, 의사가 과잉진료를 하게 되고 그러면 환자가 돈으로 환가되고 의사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의 질이 떨어져 오히려 자신이 의료인에게서 도움을 받아야 할 시점에 적절한 의료인이 없어서 고통을 겪게 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문제와 같다. 적정 법조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소한 이웃 일본이 2010년 기준 인구 1억2734만 명인데도 1년에 변호사를 몇 명 선발하고 있는지, 인접직역의 상황이 어떤지 라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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