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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내 의뢰인의 고민이 무엇일까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선배 P변호사는 의뢰인 자녀들의 취업을 도와주신다. 어느 의뢰인의 아들이 취업 때문에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된 후 자신의 고문기업에 추천했고, 서로 조건이 맞아서 채용이 됐다. 그 경험이 본인에게도 정말 좋았기에 그 이후로 P 변호사님은 의뢰인들 자녀들의 취업을 많이 소개해 주신다고 한다. 채용 성사를 떠나 의뢰인들은 이런 부분에까지 마음을 써주는 P변호사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보험판매왕의 책에서 본 내용이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을 통해 큰 금액의 보험을 가입해 준 VIP 고객 10명의 이름을 쓰고는 그 옆에 그 고객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자신이 아는만큼 적어 보았다.

'이 고객은 장남이 재수 중이고, 이 고객은 어머님이 암 투병 중이시고….'

10명의 VIP 고객 중 2명에 대해서만 그들의 고민을 알고 있었을 뿐, 나머지 8명의 고객들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고마운 고객들의 고민을 모르고 있다니…

크게 반성한 그는 그 때부터 고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했고, 아울러 자신이 만나는 여러 사람들 중에 그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연결시켜 주었다. 그러자 기대했던 바도 아닌데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가 훨씬 높아졌고, 새로운 거래까지 발생해서 추가로 이익을 보는 의뢰인도 생겼다.

변호사로서, 사무실 운영에 큰 도움을 주신 고마운 의뢰인들 10명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의뢰인들에게 비단 법률적인 문제 외에 어떤 인생의 고민이 있는지를 한 번 적어보자. 과연 그 고민리스트를 채울 수 있을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의뢰인과 법률적인 문제만 논의했기 때문에. 변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장점은 실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 전문가'와 사건 상담을 했다고 치자. 그런데 서로 수임조건이 맞지 않아 사건을 수임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대학입시 전문가 1명을 알게 됐다.

의뢰인 중에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의뢰인이 있다면 그 전문가를 소개시켜줄 수 있다. 의뢰인이 고마워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상담 후 잊혀질 뻔했던 의뢰인(대학입시 전문가)과도 다시 접점이 생겼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1) 내 의뢰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하고 (2) 상담목적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법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업(業)과 능력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의뢰인과의 상담 시간이 훨씬 다이나믹해 질 것 같지 않은가.

'혼자 밥먹지 말라(Never eat alone)'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키스 페라지는 자신의 책에서 누군가와 정말 친해질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그 사람에게 돈을 벌게 해 줄 것. 둘째, 그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할 것. 셋째, 그 사람의 자녀를 위해 도움이 되어 줄 것.

굳이 '마케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선의로써 제공해주는 노력을 한다면, 그는 모든 사람이 만나고 싶어하고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