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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수임 실패시에도 인간관계를 유지하라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여러분이 500만 원 짜리 옷 한 벌을 구입한다고 생각해 보자. 결코 한 매장만 둘러보지는 않을 것이다. 백화점의 여러 매장을 둘러보고 꼼꼼하게 비교한 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택하고 구입한 후 집에 와서는 다시 자신의 선택에 실망(?)할 것이다.

하물며 개인과 회사의 운명이 달린 소송을 맡기는 일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의뢰인의 마음은 지극히 복잡하다. 따라서 자신이 상담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임에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수임 실패 이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다.

일단 수임이 되지 못한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번에는 수임에 실패했지만 고객관계를 맺을 기회를 다시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오히려 수임 실패 이후 남다르게 의뢰인에게 접근함으로써 훨씬 더 강력한 이미지메이킹을 할 수도 있다.

의뢰인과의 관계설정을 잘하기로 소문 난 어느 선배의 실전 대화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질문 1 : "이번에 인연이 되지 않아 저도 많이 아쉽군요. 저희 사무소를 선택하지 않으신 이유를 솔직히 말씀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번 상담 때 참고하고자 합니다. "

상담을 한 이후 그 변호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의뢰인은 약간의 미안함을 갖고 있다. 그 상황에서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의뢰인들은 솔직한 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변호사님이 승소에 대한 확신이 없으신 거 같아서요', '비용이 안 맞아서요'라는 식의 예상할 수 있는 질문부터 '직원분들이 너무 불친절해서요'라는 예상 외의 답변도 들을 수 있다.

질문 2 : "이번에 어차피 사건 검토해 본 바가 있으니 소송 진행 중에라도 의문 나는 것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그리고 혹시 이번에 검토한 자료를 보내 드릴까요? 관련 판례를 이번에 수임하신 변호사님께 건네 주시면 아마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제가 도와 드리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꼭 승소하시길 바랍니다."

수임은 하지 않았지만 의뢰인을 위해 계속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의뢰인에게는 남다른 인상을 주게 된다.

질문 3 : "오랜만입니다. 그 사건은 잘 해결되셨나요? 명함 정리를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 드려 봅니다."

그 사건의 진행상황을 대법원 사이트를 통해 정기적으로 파악한 다음 1심 결과가 날 즈음에 자연스럽게 연락을 취해본다. 아마도 이런 전화를 하는 변호사는 거의 없을 것이리라. 만약 그 의뢰인이 1심에서 패소라도 했다면 예전부터 자상하게 자신을 대해주던 변호사를 떠올리며 그 전화에 감동할 것이다.

선배 변호사는 이런 세심한 수임실패 후 관리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도 높이고 나아가 추가적인 수임도 자연스레 이끌어 내고 있다. 배울만한 점이 있지 않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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