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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라운지] 오케스트라 명예 지휘자 이우근 충정 대표변호사

“음악은 삶을 이끄는 힘”… 사법연수원歌도 직접 작곡

 "신과 음악을 가슴에 품은 법조 문필가로 영혼의 언저리를 방황하는 따뜻한 법조 지성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우근 변호사를 신설된 법조라운지 1호 초대석으로 선정하고 몇 차례 만났다. 의외로 음악·문학·신학 등을 넘나드는 순수한 천재성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지만, 그의 겸양지덕으로 정작 언론에는 소개된 적이 별로 없어 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라고 할까. 르네상스적 인간상을 추구해온 치열한 탐구정신을 가진 인간 '이우근'을 조명했다."

이우근, 그는 참 많은 호칭을 가졌다. 판사, 로펌 대표변호사, 국회공직자윤리위원장, 오케스트라 지휘자, 칼럼니스트,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기관 임원, 한국과학생명포럼 이사,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등 사회봉사단체 대표 또는 이사, 개신교 장로, 성가대 지휘자… 그러나 그는 결코 화려함을 탐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이 시대의 지성으로서 감당해야 할 일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이 그를 아는 지인들의 공통된 평이다.



그는 참 바쁘게 산다. 음악·문학·신학 등 다방면에 걸친 타고난 천재성과 잠시도 쉬지 않는 부지런함에다 강인한 체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 변호사 하나로도 바쁠 텐데,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하고 3주에 한 번씩 메이저신문의 칼럼 등을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4월12일 '현대문명의 특질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KAIST 특강이 예정되어 있는 등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각종 강연에다, 최근 2년간은 사학분쟁조정위원장으로서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사학분쟁해결에 진력했다. 힘이 들고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로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보람도 있었다고 밝힌다. 이런 바쁜 생활때문인지 그는 골프를 할 줄 모른다.

모태신앙인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신학대학진학이 꿈이었다. 그 꿈은 판사시절 야간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정규 졸업장을 받음으로 성취됐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월10일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명예 신학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입으로 고백하는 신앙은 자신의 삶과 인격으로 체화되어야 하며, 영성은 감성과 이성을 함께 아우르면서 그것을 초월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개신교 장로로 7년간 시무한 후 은퇴하고 일반신도로 돌아왔다.

"본래 신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버님이 고교 1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초등학교 때 시작된 집안의 송사가 그때까지 끝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저에게 장차 법관이 되어 억울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라고 당부하셔서  신학의 꿈을 접고 법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한때 그는 문학도이기도 했다. 고교생 때 문예반에서 교지를 만들며 시와 소설을 썼다. 지금도 이청준, 도스토예프스키, 니코스 카잔차키스 등의 소설가들을 좋아한다. 그는 글쓰기를 자신을 향한 엄중하고도 비판적인 성찰을 위해, 또 영혼의 내출혈 같은 맑은 고뇌를 경험하기 위함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래서 지금도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글은 우리의 거짓과 위선을 폭로하는 고발장으로, 때로는 약자를 향한 애틋한 연민으로 한 걸음 더 다가온다.

그는 오랫동안 극동방송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중앙일보 중앙시평의 칼럼을 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앙일보로부터 6개월짜리 이 칼럼을 3번째 위촉받을 정도로 그의 글은 이미 언론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이런 글쓰기의 결과 이 변호사는 10여년에 걸쳐 크리스천지 기고문 등을 모아 '바보가 그리운 시대' '불신앙고백' '롤레랑스가 필요한 기독교' 등 '광야의 묵상'이라는 3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읽을거리가 넘쳐나지만 정작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드문 시대에 이 변호사의 글은 참으로 보석과도 같다. 그의 글을 처음 접한 지인들은 그의 인품이나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좋은 글을 써낼 줄은 미처 몰랐다고 놀라곤 한다. 돈독하고 오래된 신앙심, 균형 잡힌 사회의식, 인문·사회 및 신학을 넘나드는 학문적 탐구, 남다른 예술적 감수성, 그리고 북에 두고온 고향 평북용천에 대한 그리움 이런 것들의 총화가 글로 표출됐다는 평이다.



그에게 음악은 그의 삶을 이끄는 힘이다. 특히 바흐, 베토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을 사랑한다. 그는 지금도 법조인·의사·교수 등 전문직 사람들이 만든 아마추어 음악모임 '데뮤즈'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기도 한다. 사법연수원 수석교수로 재직할 때에는 '司法硏修院歌'를 직접 작곡하기도 했다.

스스로는 순수한 음악애호가라고 하지만, 그는 그 동안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와 조이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명예지휘자를 맡아 여러 차례 공연을 가졌다. 2002년,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영양결핍 아동을 위한 명사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이래, 지난해 5월 공연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피아노협주곡 '황제'의 지휘에 이르기까지 그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향 각지의 판사와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이르기까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법조인으로도 할 일은 다했다. 그는 평소 법관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후배들에게 법률서적 외에 철학, 역사, 사회학, 문학 책들을 많이 읽으라고 권한다. 법관의 자질을 굳이 꼽으라면 그는 공동체적 양심, 자유사회에의 열망, 그리고 합리적인 균형감각이라고 말한다.

"자격은 객관화될 수 있는 요소이지만, 자질은 그 사람의 인성과 품성에 연결되는 것이어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요. 하지만 자질은 처신으로 직결되고,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사법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해서 법조인으로서의 훌륭한 자질까지 갖췄다고 볼 수는 없지요."

"공동체적 양심에는 '함께'라는 뜻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변과 함께 보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주관적인 자신만의 소신을 양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불행해집니다. 양심은 바른 말과 행동을 하려는 마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뜻에 어긋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라에 전쟁이 터졌는데 '나의 양심으로는 이 전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하고 전쟁을 피해 달아났다가 전쟁이 끝난 다음에 돌아오는 사람은 개인적 양심가일지는 몰라도 공동체적 양심가라고는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중년의 인텔리라도 관광버스에 태워놓거나, 예비군훈련에 가면 행동이 달라지곤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어떤 사회 속에 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너와 내가 연결되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양심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합리적 균형감각을 가르치는 美學에서 가장 절묘한 안정감은 1대 1의 정비례가 아니라 1대 1.618의 황금분할에서 온다고 합니다. 서로 다른 크기의 부분들이 각자의 특성을 지닌 채 상대와 넉넉히 어울리며 더 큰 전체의 조화를 만들어가는 무이이불수일(無二而不守一)의 지혜이지요. 판사는 재판을 하면서 당사자들 간의 균형은 물론이고, 판결과 사회의 균형까지 모두 따져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의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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