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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디토 페스티벌

유현정 변호사(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

디토 페스티벌(DITTO Festival)에 갔다. 딱히 디토의 펜이라고는 하기는 어렵지만 디토를 눈여겨보고 있는 클래식 매니아로서 디토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고 또 그들이 준비한 잔치를 함께 즐기고 싶어서였다.

앙상블 디토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실력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클래식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공감하는데 목적을 두고 2007년부터 시작한 실내악 프로젝트이다. 젊은 클래식연주자들의 실력은 물론 출중한 외모와 화려한 무대매너로 시작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고, 팬카페까지 결성되는 등 클래식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특히 젊은이들이 클래식 공연장을 찾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토 페스티벌 8개의 공연 중 임동혁과 고티에 카퓌송의 듀오 리사이틀과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 마르케즈의 단존 2개의 공연을 보았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나 수십 년간 거장으로 추앙받은 연주자들은 아니지만 젊은이들이 모여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즐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했다. 너무 무겁지도, 딱딱하지도 않으면서 젊은이다운 패기와 진지함이 돋보였다.

임동혁과 고티에 카퓌송은 연주 후 계속되는 박수 소리에도 불구하고 무대로 바로 나오지 않아 다들 의아해 했는데 한참 만에 나온 그들은 월드컵 기간에 맞춰 붉은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와 앙코르곡을 연주하여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베네수엘라의 젊은 지휘자 구스타프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가 2008년 내한공연 앙코르 무대에서 베네수엘라 국기 모양의 점퍼로 갈아입고 열광적인 무대를 펼쳤던 것이 떠올랐다.

아드리엘 김 지휘의 무대에서는 선곡이 돋보였다. 헝가리 출신 작곡가 코다이가 헝가리 민속음악의 화성과 리듬 선율을 재현하여 작곡하고 자신이 성장한 헝가리 북부의 시골마을 갈란타 지역의 이름을 붙인 '갈란타 무곡집'과 멕시코의 현대음악 작곡가 아르투로 마르케즈가 멕시코 민속음악인 단존에서 영향을 받아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작곡한 '단존 2번'이 연주되었다. 불현듯 우리나라 민요 중 가장 대표적인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랑은 지역별로 그 분위기나 가사가 다양하다.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등 많은 종류의 아리랑이 있으며 지방에 따라 가사와 곡조에 차이가 있어 좋은 주제가 될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공감하기 쉬울 뿐 아니라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인과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것이다.

유쾌한 디토 페스티벌을 즐기고 나오는 길. 수요층이 그리 두텁지 않은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영역,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해가는 젊은이들을 보고 나니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법률시장에서 변호사들도 그들을 벤치마킹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변호사